대만과 홍콩, 닮은 듯 다른 여행

by 하늘해
2층 트램에서 찍은 홍콩 도시 풍경


두 여행은 다른 계절, 다른 공간으로의 여정이었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두 나라가 크게 구분되지 않았다. 대만과 홍콩은 막연히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을 품고 출발했다.


각 나라에 가기 전, 내가 본 영화 속에서 풍겨 나왔던 특유의 감성은 잔향처럼 남아 있었다. 대만은 말할 수 없는 비밀 같은 영화에서 느껴졌던 소소하고 여유로운 일상, 홍콩은 1990년대 홍콩 영화 속 화려함과 쓸쓸함이 섞인 감정 말이다.


2023년 12월에 다녀온 대만 여행은 세세한 순간들이 선명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일상의 여유로움‘이 진하게 남아 있다. 거리의 풍경이나 카페, 사람들의 생활 속 리듬에서 영화 속 장면이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한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많아 그래서인지 친숙하면서도 편안한 여행지라는 인상이 남았다.


2025년 8월에 다녀온 홍콩은 조금 달랐다. 나는 여전히 홍콩만의 정서를 기대했지만, 막상 도시는 변해 있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피크 트램에서는 정말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모여 있어 국제적인 관광지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빅토리아 하버 크루즈에서 바라본 화려한 야경은 ‘홍콩’ 하면 떠올리는 전형적인 장면 그대로였고, 2층 트램과 2층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는 오히려 홍콩 시민들의 일상과 닿아진 듯 잠시나마 ‘현지의 리듬’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 전체의 공기는 과거의 홍콩보다는 중국 본토의 색채가 더 짙었다. 관광객 대부분이 중국 본토에서 온 사람들이었고, 한국이나 일본 관광객은 대만에 비해 눈에 띄게 적었다. 한국어 안내판 하나 보기 힘든 상황도 낯설고 새로운 경험이라 좋았지만, 언론에서 접했던 ‘홍콩의 중국화’가 단순한 소식이 아니라 실제 생활의 풍경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그 안에서 두 나라가 내 머릿속에 분명히 갈라졌다. 대만은 여유로운 일상의 감성을 품은 여행지로, 홍콩은 점점 사라져 가는 ‘홍콩만의 정서’ 대신 중국 본토의 색이 짙어진 도시로.


오히려 이런 차이를 직접 느끼고 나니, 다음 여행은 중국 본토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비슷할지, 그 감성의 결을 내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