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을 다녀온 지 아직 일주일도 안 됐는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 그 기억이 금세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두려 한다.
이번 여행은 14일 새벽 2시 35분 비행기로 시작되었다. 15일이 광복절이었기 때문에 14일 하루만 연차를 내면 되는 일정이었다. 심야 공항으로 와서 새벽 출발은 흔치 않았다. 보통 아침 일찍 출발했던 거 같다.
13일은 평소처럼 모두 일상을 보냈다. 나는 회사에서 업무를 마치고 퇴근했고, 방학 중인 아이들은 학원을 다녀왔다. 밤 10시쯤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홍콩 예상 도착 시간은 현지 새벽 5시 20분.
홍콩 공항에서 유심을 교체하고 교통카드를 수령한 뒤 아침까지 먹고 여유 있게 디즈니랜드로 향하는 계획이었다. 휴식 시간이 부족한 일정이라, 공항과 비행기 안에서 충분한 휴식이 필요했다.
이번 여행은 캐리어 없이 백팩 하나로만 진행했다. 홍콩 익스프레스에서 가장 저렴한 울트라 라이트 요금제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작은 백팩 외에는 허용되지 않았고, 추가 수하물 요금이 비쌌다. 혹시 가방 크기나 무게 때문에 문제가 생길까 긴장했지만 다행히 무사히 체크인을 마쳤다.
심야 인천 공항은 한산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어수선했다. 체크인 과정도 오래 걸려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됐다. 아이들은 탑승 출구에 가서야 잠시 눈을 붙일 수 있었고, 얼마 후 비행기는 출발했다.
홍콩에 도착하면 오전 10시까지 디즈니랜드에 가는 것이 첫 일정이었기에 공항에서 3시간 정도 보낸 뒤, 9시쯤 출발할 계획을 세웠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먼저 ChatGPT 접속이 되지 않았다. 여행 준비를 메모하지 않고 주로 ChatGPT를 통해 계획을 세웠는데, 현지에서는 아예 접속이 불가능했다.
또 하나는 유심 개통 문제였다. 단순히 유심만 꽂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홍콩에서는 유심을 장착 후에 개인 신분증 인증까지 필요했다. 이 과정이 지연돼 시간을 많이 썼고, 결국 편의점 직원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홍콩에는 아침부터 큰 비가 쏟아졌다. 며칠 전부터 날씨 앱에서는 흐리거나 잠시 소나기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천둥이 쳤다.
일정상 (이미 티켓 구입 완료) 디즈니랜드를 오늘 가야 했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미 체력이 소진된 상태라 대중교통 대신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기사님도 이런 날씨에 디즈니랜드를 간다고 하니 놀라는 눈치였다.
이 과정을 다 거치면서 기분이 오히려 신이 났다. 예상되지 않은 일들을 생기는게 재밌다. 일상은 매일매일이 같은데...
이 자체가 책임져야 하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실수를 해도 잠시 돌아가면 되는 자유로운 여행이기에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