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Inter View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홍구 Jan 30. 2020

노장이 돼가는 동갑내기를 바라보며

프로배구 KB손배보험 센터 김홍정

어째 자꾸 살림만 늘여놓는 느낌이 들지만 인터뷰와 관련된 코너를 '꾸준히' 써보려고 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구요....

인터뷰는 가장 좋아하는 취재이기도 하지만 가장 어려운 취재이기도 합니다. 이 메모들이 개인적으로도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하다보면 언젠가는 꼭 좋은 일이 있을거니까 다들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많이 하십쇼"


KB손해보험의 센터 김홍정 선수를 인터뷰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말한 이 워딩 때문이었습니다. 취재기자들을 위한 별도의 시간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경기 직후 인터뷰의 생동감을 이겨내긴 어렵습니다. 때문에 종종 기자회견 외에도 이 워딩들을 살펴보곤 합니다.  


수련선수(연습생) 출신으로서의 애환이 잘 담긴 한 마디에 인터뷰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것저것 선수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는데 눈길을 가는 대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선수의 나이였습니다. 김홍정 선수의 나이까지는 채 알지 못했는데 알고보니 그 또한 저와 같은 1986년생이더군요. 동갑이 중요한 건 아니었습니다. 선수로선 적지 않은 30대 중반. 그가 지금껏 어깨에 지고온 삶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왠지 이 대목에서 눈물이.) 그는 지난해 주니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구단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기본적으론 대면 인터뷰가 가장 좋습니다.  인터뷰이의 표정이나 동작 등에서 예기치 못한 포인트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동감 있는 사진 또한 인터뷰의 매력 중 하나겠죠. 전화 인터뷰는 대개 차선책(마지막이 서면)이긴 하지만 때론 의외로 속 깊은 내용을 듣게 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대면 보다는 상대방도 부담이 적다보니 편하게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아...그 부담은 저의 문제라고요? 네...)


김홍정 선수는 코트 위 모습처럼 인터뷰에서도 진중한 느낌이었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오프) 포기안했거든요"라는 워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속팀 KB손해보험은 현재 전체 7개팀 중 6위로 봄배구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찌보면 흔한 워딩이기도 했지만 여태껏 그를 지탱해온 힘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뒤 지나가는 질문으로 새로 온 외국인 선수에 대해 묻자 아이처럼 신나 한바탕 설명을 늘어놓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2020년 1월 30일자 25면.


인터뷰를 마친 뒤 개인적으로 연락처를 나누고. 문자를 한 통 넣었습니다. 1분 만에 답장이 왔습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인터뷰가 잘 된건지 모르겠습니다....잘 부탁드려요^^" 이모티콘에서 왠지 그의 표정이, 미소가 읽혔습니다. 남은 시즌도 무사히 잘 치르길. 응원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