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KB손배보험 센터 김홍정
어째 자꾸 살림만 늘여놓는 느낌이 들지만 인터뷰와 관련된 코너를 '꾸준히' 써보려고 합니다.
인터뷰는 가장 좋아하는 취재이기도 하지만 가장 어려운 취재이기도 합니다. 이 메모들이 개인적으로도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하다보면 언젠가는 꼭 좋은 일이 있을거니까 다들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많이 하십쇼"
KB손해보험의 센터 김홍정 선수를 인터뷰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말한 이 워딩 때문이었습니다. 취재기자들을 위한 별도의 시간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경기 직후 인터뷰의 생동감을 이겨내긴 어렵습니다. 때문에 종종 기자회견 외에도 이 워딩들을 살펴보곤 합니다.
수련선수(연습생) 출신으로서의 애환이 잘 담긴 한 마디에 인터뷰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것저것 선수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는데 눈길을 가는 대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선수의 나이였습니다. 김홍정 선수의 나이까지는 채 알지 못했는데 알고보니 그 또한 저와 같은 1986년생이더군요. 동갑이 중요한 건 아니었습니다. 선수로선 적지 않은 30대 중반. 그가 지금껏 어깨에 지고온 삶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왠지 이 대목에서 눈물이.) 그는 지난해 주니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구단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기본적으론 대면 인터뷰가 가장 좋습니다. 인터뷰이의 표정이나 동작 등에서 예기치 못한 포인트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동감 있는 사진 또한 인터뷰의 매력 중 하나겠죠. 전화 인터뷰는 대개 차선책(마지막이 서면)이긴 하지만 때론 의외로 속 깊은 내용을 듣게 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대면 보다는 상대방도 부담이 적다보니 편하게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아...그 부담은 저의 문제라고요? 네...)
김홍정 선수는 코트 위 모습처럼 인터뷰에서도 진중한 느낌이었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오프) 포기안했거든요"라는 워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속팀 KB손해보험은 현재 전체 7개팀 중 6위로 봄배구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찌보면 흔한 워딩이기도 했지만 여태껏 그를 지탱해온 힘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뒤 지나가는 질문으로 새로 온 외국인 선수에 대해 묻자 아이처럼 신나 한바탕 설명을 늘어놓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뒤 개인적으로 연락처를 나누고. 문자를 한 통 넣었습니다. 1분 만에 답장이 왔습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인터뷰가 잘 된건지 모르겠습니다....잘 부탁드려요^^" 이모티콘에서 왠지 그의 표정이, 미소가 읽혔습니다. 남은 시즌도 무사히 잘 치르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