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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Mar 31. 2017

[Snake] 대한민국축구, 월드컵 진출이 무슨 의미?

2017. 3. 31. by F.C.Snake




  대한민국 축구, 이래선 월드컵 진출이 무슨 의미가 있니  by F.C. Snake

대한민국 축구, 이래선 월드컵 진출이 무슨 의미가 있니
by F.C. Snake

1. 이슈 들어가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A조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불안한 경기력으로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있습니다. 월드컵 진출을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월드컵을 가도 이대로라면 승점 자판기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2. 이슈 디테일

#충격의 중국전, 이겨도 진 것 같은 시리아전 

한국은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존중받는 팀이다. 2002월드컵 4강 신화,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유럽에서 활약하는 빅리거가 다수 포진한 스쿼드 등이 그 근거다. 적어도 아시아 내에서 한국을 상대로 정면 대결을 벌이는 팀은 많지 않다.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 무실점으로 8전승을 거둘 당시 최대 화두가 ‘밀집수비 파훼법’이었을 정도다.


최종예선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 대표팀을 감싸던 오라가 사라졌다. 역대 전적이나 과거의 영광이 ‘후광’이 되지 못한다. 상대의 태도가 변했다. 최종예선 1라운드에서 극단적인 수비와 ‘침대축구’로 나섰던 중국과 시리아가 2라운드 들어서는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는 팀이 됐다. 한국이 허점을 노출하면서 ‘해볼만한 상대’가 됐다는 의미다. 거의 매 경기 실책이 나왔던 수비진과 함께 공격진의 위세도 떨어졌다. 상대가 라인을 올려도 효과적으로 뒷공간을 침투하고 골문을 두드려대는 한국 공격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압박과 고립에 취약한 이들이 됐다.


시리아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이 터지자 시리아는 만회골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라인을 올리며 압박했다. 한국도 추가골을 노렸지만 골문 앞에서 마무리가 재앙에 가까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가 강하고 거칠게 나왔다. 그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구자철 역시 “선제골이 나오고 승점을 지키려다 보니 공격적으로 나갈 수 있었던 부분에서 패스미스가 많았다. 너무 안정적으로 하려고 했다. 반대로 상대가 굉장히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우리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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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ke : 중국전 충격의 패배, 시리아전 졸전 끝에 거둔 승리로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인내심은 끝이 났습니다. 물론, 선수들의 플레이 역시 비난을 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팀의 부진에는 감독의 책임이 따라올 수밖에 없고, ‘역대 최장기간 국가대표 감독'에 이름을 올리고도, 발전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들 

운명의 종착역까지는 이제 단 3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A조 1위 이란은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러시아행을 향한 7부 능선을 넘었다. 5승2무, 승점 17점이다. 2위 싸움의 주인공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이다. 한국이 4승1무2패로 승점 13점, 우즈벡은 4승3패로 승점 12점. 승점 차는 불과 1점이다.

2, 3위는 천양지차다. 2위는 1위와 함께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지만 3위는 플레이오프(PO)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험난한 길이다. 10월 B조 3위와 PO를 치른 뒤 11월 북중미 4위와 대륙간 PO를 또 한번 치러야 한다. PO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다. 결코 '꽃길'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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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ke : 2위 우즈베키스탄과의 승점은 단 1점 차이인 상황에서, 앞으로 남은 경기는 총 3경기입니다. 3경기 중 2경기가 원정(카타르, 우즈베키스탄)이고, 홈경기는 난적 이란을 상대하기 때문에 굉장히 불안한 상황입니다. 전승을 목표로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전패를 할 수도 있는 매치업이라 월드컵 진출을 장담하기 힘든 위기에 직면에 있습니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 

슈틸리케 감독의 한계에 대해선 더 이상 언급조차 필요 없다. 결국 '하향평준화'의 부메랑이 대표팀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 축구는 월드컵에 한 번 떨어져봐야 정신을 차린다"는 독한 말도 들린다. 그러나 월드컵은 늘 그랬듯 한국 축구의 시대적 과제였다. '축구人'이라면 월드컵, 그 공든탑을 간과해선 안된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역사에는 100년이 훌쩍 넘은 한국 축구의 혼이 모두 담겨있다.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는 곧 '몰락'을 의미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어렵다", "대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답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야 한다. 다행히 시간도 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은 6월에 다시 열린다. 그 때까지 남은 약 3개월의 시간은 하늘이 허락해 준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전술도, 동기부여도, 용병술도 없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한국 축구의 운명을 맡기기에는 그동안 태극전사들이 차곡히 쌓아온 위대한 발걸음이 엄중하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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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필진 코멘트

지금 우리나라 축구는 단순히 ‘축구를 못하는 것'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는 스포츠이지만, 조금 더 근본적인 곳부터 문제가 많이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왜 아직도 슈틸리케를 경질하지 않고 있을까요? 월드컵 중간에도 감독을 경질하던 축구협회가 지금 정도의 엄청난 반발에도 슈틸리케를 경질하지 않는 것은 크게 2가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는 돈이 없다 혹은 돈을 더 쓰기 싫다. 지금 2020년까지 계약되어있고, 엄청난 연봉을 받고 있는 슈틸리케를 경질할 경우 위약금이 대단히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황일 것입니다. 


두 번째로, 대안이 없습니다. 당장 6월에 다시 경기가 있고, 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엄청난 재정적 유혹이 아닌 이상 좋은 매물의 감독을 데려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방편으로 아무나 감독 자리에 앉힌다면, 그것 또한 대한축구협회의 무능한 행정이 되겠네요. 슈틸리케를 감독으로 데려온 것부터가 잘못된 시작이지만요. 선수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축구는 감독 놀음이다’라는 말을 빨리 깨닫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진짜 명장’을 선임하기를 바라겠습니다. 브라질 축구 대표팀이 엄청난 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지금의 감독과 함께 다시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은 것처럼요.

 


by F.C. Snake

fc.hoo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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