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읽기] 2016. 2. 22. by 리앤
"글로벌 통화완화 정책" by 리앤
1. 이슈 들어가기
리앤: 요즘 '금리인하'라는 용어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부진한 탓에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조치로 각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주요국의 통화완화 정책, 그리고 한국의 대응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2. 이슈 디테일
주요국 통화완화 정책 재개 배경
리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및 저물가 고착화에 대한 대응, 그리고 자국 통화가치 강세 방지의 목적으로 주요국들이 통화완화 정책을 재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로화와 엔화가 달러화 대비 큰 폭의 강세를 보이고 있어, 자국 통화 공급 확대를 통한 통화 가치 인하를 적극 추진 중입니다.
(1) 저성장 / 저물가 시대 진입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계 경제가 2%대 저성장 시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세계은행은 7일 '2016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2.9%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전망한 3.3%보다 0.4% 포인트 낮은 것이다. 미국과 유럽 경제 회복이 지속되고 있지만 신흥국들의 성장세 둔화가 과도하기 때문이라고 세계은행은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던 개발도상국들의 2016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6월에 비해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성장률은 종전 7.0%에서 6.7%로 6%대 추락이 전망됐다. 브라질(1.1%→-2.5%), 남아프리카 공화국(2.1%→1.4%) 등의 하락 폭도 컸다.
올해 개도국 전체 성장률은 지난해 6월 전망치(5.4%) 보다 낮은 4.8%가 될 것으로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아시아경제/1월 7일 자] 세계은행, 올해 글로벌 경제 2%대 저성장 전망.."선진국 둔화 과도"
[아시아투데이/2015년 12월 30일 자] 현대 경제연구원 “저물가·저성장 체제 대비해야… 성장동력 강화 필요”
(2) 유로화와 엔화, 달러 대비 통화 강세
유럽 중앙은행(ECB)이 대대적인 통화완화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새해 들어 지속하는 유로화 강세로 압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ECB에 따르면 유로화는 현재 유로당 1.09달러로 새해 들어 달러에 대해 0.1% 오르는데 그쳤지만 19개 교역국의 통화 바스켓 대비로는 1.4% 가치가 상승했고, 지난해 11월 저점과 비교하면 4.1%나 강해졌다.
이는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유로존 물가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물가가 낮지만, 목표치인 2%로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올해 초부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추락하면서 유가 반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이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유로화 약세를 유로존의 경기 회복과 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소로 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1월 20일 자] ECB, 유로 강세 추세에 통화완화 부담 '가중'
일본 기업들의 이익이 작년 4분기 10%가량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엔화 강세로 추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했다. SMBC 니코 증권의 집계에 따르면 도쿄 증권거래소 1부 시장(대기업)에 상장된 기업들의 작년 10~12월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줄었다. (중략)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유가 하락으로 일본 기업들의 수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엔화 강세로 이들 기업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올해 1월 이후 엔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미국 달러화에 대해 5.5% 올랐다.
시장 불안이 커지면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간주돼 가치가 오른다.
[연합뉴스/2월 18일 자] 日기업 작년 10~12월 이익 10%↓…엔화 강세 추가 부담
마이너스 금리 시대의 도래
리앤: 심지어는 기관 간 금리를 마이너스로 가져가는 정책이 채택되고 있습니다. 시중 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기 위해 오히려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은행이 돈을 묶어두지 않고 대출을 늘려서 시중에 돈을 돌게 만들고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기 위함이 주요 목적입니다. 최근 유로존, 일부 북유럽 국가들과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함에 따라 실제 경기부양 효과가 얼마나 클 것 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은 지난 1월 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0.1% 금리 정책 도입 결정을 했다. 일본은행은 지금까지 시중은행의 예치금에 대해 연이율 0.1%의 이자를 제공했으나, 지난 16일부터는 예치금 일부에 대해서 도리어 연이율 0.1%의 이자를 내도록 했다.
현재 일본을 포함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국가는 유로 지역, 스위스, 덴마크, 스웨덴 등 5개 권역이다. 유럽 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는 -0.3%, 덴마크는 -0.65% 스위스는 0.75%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리크스 뱅크는 지난 11일 기준금리인 환매조건부 채권(레포) 금리를 -0.35%에서 -0.50%로 -0.15% 포인트 인하했다.
[조선비즈/2월 21일 자] 전직 일본은행 이사 "마이너스 금리 확대, 부작용 생길 수도"
각국 통화정책의 향후 방향은?
리앤: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로존과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폭 마저 확대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중국은 유동성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를 일반 소비자들에 까지 전가시키기는 어려운 만큼, 시중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마이너스 금리 등 극약 처방의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강도 높은 부양책을 구상하고 있다. 비(非) 전통적 통화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현 경기 상황에 대한 금융시장의 공포를 잠재우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 런민(人民) 은행은 15, 16일 이틀간 역환매조건부 채권(역레포)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400억 위안(약 7조 5000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춘제를 앞두고 1월 한 달간 런민은행이 시중에 푼 자금만 250조 원에 이른다.
[동아일보/2월 17일 자] 돈 풀기 속도 내는 中-日-유럽… 한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ECB는 현재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자금에 대해 금리를 마이너스(-) 0.3%로 적용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0.05%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는 금융기관의 대출을 활성화해 침체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다. (중략)
그러나 최근 유럽 은행과 보험 종목 주가가 시장 전체보다 더 큰 하락세를 보이면서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MSCI 유럽 금융지수는 올해 약 20% 하락했다. 이는 범유럽증시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지수 하락폭 11%를 웃도는 것이다.
그럼에도 드라기 총재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 유럽의회 연설에서 “은행주의 급락은 중앙은행이 지원해야 하는 시스템적인 리스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금리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ECB가 다음 달 예금금리를 현재의 -0.3%에서 -0.5%로 0.2% 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5%로 보고 있다.
[이투데이/2월 19일 자] [구원투수 없는 세계 경제] ECB의 딜레마…‘마이너스 금리, 확대냐 보류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 확대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3일(현지시간) 도쿄 도내에서 열린 강연에서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와 더불어 양적ㆍ질적 금융완화를 언급하면서 “물가 안정 목표 2%를 실현하겠다는 자세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면서 “추가 완화 수단에 한계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투데이/2월 3일 자] 일본은행 총재 “마이너스 금리 확대 불사할 것”
리앤: 반대로 미국은 금리 인상의 기조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경기가 생각보다 좋지 않아 그 속도는 당초 계획 대비 둔화되는 것 같습니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주요국 간 환율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연 0.25∼0.5%로 올리면서 올해 중 네 번 더 인상해 기준금리를 최고 연 1.5%로 높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제유가가 20%가량 더 떨어졌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함께 흔들렸고,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두 번가량만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FOMC 위원들은 앞으로 "통화정책의 입장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게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면서 "조정의 시점과 속도가 앞으로의 경제·금융시장 변동과 그 변동이 중기적인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에 의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에서 정해진 기준금리 인상 추세를 고집하는 일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금융시장 측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디지털타임스/2월 18일 자] 나 홀로 역주행 미국, 기준금리 인상 `멈칫`
한국의 대응: “일단 지켜보자”
리앤: 한은은 최근 금리 동결을 결정했습니다. 각국의 금리 인하, 유동성 확대 추세를 일단 지켜보자는 것인데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기부양 추세에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가 궁금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은 일단 지켜보는 쪽을 택했다. 금리 인하의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기준금리를 또 내리면 최근의 불안한 시장 분위기를 타고 외국 자본이 급격하게 이탈할 수 있고 120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주열 총재는 “일본, 유럽, 미국은 기축통화 국가이기 때문에 상식을 뛰어넘는 통화정책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며 “우리는 실질금리 수준이나 통화 증가율, 유동성 상황 등 여러 지표로 볼 때 현재 정책금리가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통화정책만으로는 최근의 저성장, 저물가 기조를 초래한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2월 17일 자] 돈 풀기 속도 내는 中-日-유럽… 한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시장 일각에선 한국은행이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가 금리인하로 원화 약세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사례를 보면 중앙은행 통화정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지난달 29일 달러당 120.56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설 직전인 5일에는 116.56엔으로 떨어지더니 11일 현재 112엔대까지 하락했다.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엔화 환율이 오히려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결과적으로 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환율 측면에서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이는 금리인하가 환율 약세를 도모한다는 공식이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를 내리면 환율이 약세를 보이고,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환율이 강세를 나타내는 전통적인 통화정책 파급효과가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머니투데이/2월 11일 자] 더 약해진 금리와 환율의 연결고리… 한은의 선택은
3. 필진 코멘트
리앤: 금리를 인하해서 경기를 부양시킨다고는 하는데 ‘그래서 실제 나한테 미치는 영향이 뭔데?’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환율 변동은 워낙에 개인이 예측하기가 어렵고 당장 정책 금리를 인하해도 시중 금리와 곧바로 연동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고, 통화 정책이 작동하는 원리를 지켜보는 것이 저성장, 고변동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거시 경제의 변동이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게 될 테니까요..
by 리앤
yum.haew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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