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읽기] 2016. 02. 15. by F.C.Snake
"중국 파워는 축구에까지" by F.C.Snake
1. 이슈 들어가기
Snake: 최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축구리그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이하 EPL)입니다. 천문학적인 중계권료를 벌어들이는 EPL은 1년에 두 번 펼쳐지는 이적시장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돈을 소비하는 리그입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이적시장 (2016년 1월)에 EPL 보다 더 많은 이적료를 사용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 슈퍼리그' 입니다.
2. 이슈 디테일
a. 중국 슈퍼리그의 열기
Snake: 중국축구의 성장이 무섭습니다. 물론, 국가대표가 아니라 ‘프로축구’이야기 입니다. 우리나라 스타플레이어들도 중국의 머니파워에 중국으로 진출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우리나라 선수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명성있는 선수들이 중국을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평균 관중이 2만2000명으로, 이는 지난해 K리그 평균 관중 1위를 기록한 전북 현대의 17,413명보다 많은 수치인 동시에 이탈리아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또한, 유럽권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향하는 미국프로축구와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18년에는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러한 중국축구의 열기는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정상들과의 회담에서도 축구 이야기를 할 정도로 축구광으로 잘 알려진 시진핑 국가주석은 부임 첫 해에 중국이 홈에서 태국에 1-4로 패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중국 축구 개혁 종합방안’을 통과시켜 중국 전역에 2만개의 축구 특색학교를 만들어 인재를 키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Snake : 시진핑 주석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많은 중국 축구 팀과 기업이 엄청난 자금력을 보여주면서 리그 발전에 힘쓰고 있습니다.
쉬자인 헝다 회장은 2010년 갑급리그에 있던 팀을 인수해 해마다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광저우를 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습니다. 결국 그 공을 인정받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상공위원으로 발탁되며 정치적인 성공까지 맛봤습니다. 2014년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광저우의 지분 50%를 인수했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번째 우승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헝다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다른 재벌들 역시 축구에 뛰어들었습니다. 현재 중국 슈퍼리그 각 구단의 모기업 대부분은 건설과 부동산, 자동차, 에너지, 화학 등 정치권과 관계가 밀접한 분야의 회사입니다. 베이징 궈안과 상하이 선화, 상하이 상강, 산둥 루넝 등의 연간 예산도 이제 800억원까지 치솟았고, 올 시즌 슈퍼리그로 승격한 옌볜FC도 푸더그룹에 인수돼 500억 안팎의 운영비를 쏟아 붓고 있습니다.
[유럽축구 돋보기] EPL 그리고 중국 시장 [엑스포츠뉴스]
b. 압도적 머니파워
Snake : 이번 겨울 이적시장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축구팬들은 중국 클럽들의 엄청난 자금력에 놀랐습니다. 은퇴 직전에 높은 주급에 이끌려오던 선수들이 아닌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선수들까지 영입하면서 축구 이적시장에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겨울이적시장이 끝난 후 아시아축구연맹(AFC)은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슈퍼리그가 겨울 이적시장 기간 2억5890만유로(약 3535억원)의 이적료를 쏟아부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 규모 (EPL·1억7500만파운드·약 3061억원)를 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독일의 이적전문 통계사이트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중국 슈퍼리그의 이적료 규모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2억4730만유로·약 3312억원)를 근소한 차이로 넘어섰습니다. 독일 분데스리가(4792만유로)와 이탈리아 세리에A(8665만유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3192만유로)가 이적시장에서 쓴 돈을 합쳐도 중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중국 ‘2부’리그인 갑급리그가 무려 4740만유로(약 644억원)를 시장에 쏟아부으며 ‘겨울이적시장 톱 5’에 포함됐습니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팀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에서 뛰던 콜롬비아 간판 공격수 잭슨 마르티네스를 이적료 4200만유로(약 572억원)에 영입했습니다. 지난해 K리그 우승팀 전북 현대와 E조에서 만나는 장쑤 쑤닝도 통큰 투자를 감행했습니다. 쑤닝은 우크라이나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뛰던 미드필더 알렉스 테세이라(브라질)를 약 5000만유로(683억원)에 데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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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국가대표는 여전히...
Snake: 중국이 엄청난 투자를 통해서 리그 발전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중국 축구발전’이라는 큰 그림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리우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해 열린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중국은 조별리그 A조에서 카타르, 이란, 시리아에 내리 패하며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성인 대표팀도 마찬가지입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중국은 3승 2무 1패(승점 11점)를 기록 중입니다. 카타르(승점 18점), 홍콩(승점 14점)에 이어 조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최종예선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최종예선에는 각 조 1위 그리고 조 2위 중 성적 상위 4팀만 진출합니다. 지금 성적이라면 월드컵 본선 무대는커녕 2차 예선조차 뚫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시 주석의 축구 굴기로 프로 구단들의 특급 외국인 선수 영입은 활성화됐지만 자국 선수들이 뛸 자리가 없어 대표팀 성적은 바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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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필진 코멘트
Snake : 중국이 돈을 쓰기 시작하니 우리나라 축구클럽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이적료와 주급으로 이적해온 세계 최고수준의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관중 수는 매 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K리그는 관중 수에 있어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선수들은 해외진출을 하고, 클럽은 중국 처럼 스타 용병 플레이어를 영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국가대표의 경기력은 우리나라가 압도적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하지만 중국축구가 단순히 선수수급에만 돈을 투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소년, 경기장, 훈련시설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국가적으로도 많이 밀어주고 있죠. 이러한 흐름 속에 10년, 20년 후에 중국축구가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궁금하기도, 솔직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시아에서 축구만큼은 대한민국이 언제까지 최고였으면 좋겠습니다!
by F.C.Snake
fc.hoo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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