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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Sep 12. 2017

[엠줴이] 북한의 도발과 일본의 대응

2017. 9. 12 by 엠줴이


“북한의 도발과 일본의 대응”
by 엠줴이
 

1. 이슈 들어가기

2017년 8월 29일 일본의 미사일이 일본 북부지역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의 배타적수역경계에 떨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수한 국지적 도발과 언행적인 위협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나라와 달리, 이번 도발은 일본의 입장에선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일본에게 있어 ‘적국’ 이란 카테고리에 북한을 지정하는 것은 애매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물론 심적으로는 북한이 그 적국의 후보로 들어가 있었을지 모르겠으나, 이번 일로 명백하게 그 명분이 되어준 것은 분명합니다.



2. 이슈 디테일

북한은 이날 오전 5시 57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쏘아올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통과시켜 태평양 해상에 낙하시켰다. 비행거리는 약 2700㎞, 최대고도는 약 550㎞로 파악됐다. 
북한은 이 미사일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이라고 밝혔다. 
화성 -12형은 북한이 지난달 9일 미국령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위협할 때 언급한 미사일로, 우리 국방부는 북한이 이번 도발을 통해 괌 포위사격 실행 의지와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했다. 
일본 방위성은 IRBM의 최대 사거리가 5000㎞로, 괌에도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이 연료량 등을 조절해 사거리를 일부러 절반으로 줄여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쏘아올린 탄도미사일이 사전 통보없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 열도는 이날 말 그대로 발칵 뒤집혔다. 
[2017.09.02/중앙일보] 北, 일본 머리 위로 탄도미사일 발사···日열도 '발칵'


엠줴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일본 현지는 엄청난 반응이었습니다. 국내 매체에서 소개된 것과 같이, 흡사 동일본 대지진 당시의 소란스러웠던 상황이 재현되는 듯했습니다. ‘위협’과 ‘국지적인 테러’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일본의 모습은 신선합니다. 마치 일본이 작년 ‘울산 지진’ 때 과민 반응을 의아해했던 것처럼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 주요 도시의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되는 등 긴장이 크게 고조됐지만 곧바로 정상을 회복했다고 현지 언론인이 전했습니다.
고미 요지 도쿄 신문 편집위원은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도쿄를 중심으로 고속열차 (신칸센)와 일반 철도 운행이 30분 동안 일시 중단됐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고미 요지 도쿄 신문 편집위원] “나고야라든가 동경을 잇는 특별 열차 운행이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한)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당분간 멈췄습니다.”
특히 홋카이도 지역의 경우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인 6시쯤 모든 전철 운행이 중단됐지만, 지금은 정상을 회복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홋카이도와 아오모리, 이와테현 등 일부지역에 전국순간경보시스템 (J 얼럿)을 통해 피난 명령이 전해졌지만, 낙하 지점이 일본 영역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후 구체적인 피난 지시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본 당국이 이번 발사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으며 일본 방송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일지와 미사일 궤도 등을 계속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17.08.29/VOA] “북한 미사일 발사 후 일본서 열차운행 일시 중단… 주민들 침착 대응"


북한이 29일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일본정부 대처에 한국미디어는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 (주요 일간지)라고 평가하는 한편, 한국정부의 대응은 '3시간이나 헤멨었다.'(동아일보) 라고 비판이 집중되었다.

한국 각 일간지가 일본 정부의 대응을 특히 주목한 이유는, 미사일 발사에 관해 발령된 전국순간경보시스템 (J Alert)으로 신속한 정보 발신이다. ‘한국군의 자국미디어의 문자메세지 전달보다도 일본은 8분 빨랐다.’ (조선일보 등)라고 그 빠른 속도를 긍정적으로 전달했다.
또한 일본정부의 대응에도 관심이 집중. 아베신조수상이 통상보다 2시간 일찍 출근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한 것이나, 수상 자신의 미디어 대응,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긴급기자회견 등을 예로 들었다.

일본의 신속함과 비교된 한국정부의 평가는 혹평일색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NSC를 주재하지 않았다.’ ‘아베수상은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전화로 40분간 이야기했는데, 문 대통령은 미일정상과는 이야기하지 않은 채 외교부장관들과 15분의 통화로 끝났다.’ ‘우왕좌왕하고 있는 듯한 모습’ 등 비판적인 내용이 이어진다.
미사일 발사가 있었던 29일 한국의 넷상에서는 일본으로의 반응에 대해 ‘또 소란 떨고 있다.’ ‘과장했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눈에 띄었다. 30일자의 한겨례신문은 아베수상이 트럼프 미국대통령에 울며 매달리는 만평을 게재하였다. 
30일자 조선일보는 논설위원의 칼럼에서 일본의 대응을 ‘과장하는 태도를 느낄 일도 없다.’ 라고 말하며, ‘위기와 재해에는 예고가 없다. 핵과 미사일을 머리 위로 안고 생활해가는 한국의 안이 한 자세나 대응이 역으로 걱정된다.’ 라고 한국의 위기의식의 부재에 경중을 울렸다.


- 당사자가 아닌데도 큰 소란.  

 "위기에 대비 훈련하는 것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장담은 못하지만 멀리 떨어지고 미사일 때문에 학교를 휴교하거나 전철의 운행을 멈추거나 하는 것은 과잉 반응에 보이고 있습니다." 라고 조선 일보 도쿄 지국장의 김수혜 씨이다. 왜 "과잉 반응" 이 될 것인가. 김 씨는 "일본이 이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 이라고 분석한다. 한국 사람에게 북한의 위협과 유사는 생생한 일상의 일부이다. 그런 현실감이 있기 때문에 냉정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협박 피해를 받아 집에 있는 인간으로, 위기에 직면하는 것은 당사자인 나인데 옆집 부인 쪽이 ‘무서워. 위험해.’ 라고 소란피는, 그런 느낌의 위화감이라고나 할까요?" 라고 말한다.


- 비판 없이 보도, 검증이 필요  

북미의 위기를 부추기는 듯한 텔레비전 정보 프로그램이나 주간지다. "9월 9일 북한을 미국은 공습했다", "북한 핵 미사일 일본을 노리고 있다" 눈을 끄는 제목을 언급했다.


- 긴장이 필요하지만 높아지지 않는다.  

정치적 긴장은 지속되지만 그것이 곧바로 군사적 긴장을 의미하지 않다는 인식을 나타내는 것은 해설자로서 텔레비전 출연하는 것도 많은 도카이대 교수의 김 경주 씨(미디어 언어학). "상황이 긴박하는 것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급상승한 때문이 아니라 카드 정권 교체한 미국이 대북 정책 태도를 급격히 변화시켰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오바마 전 정부는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 "전략적 인내" 정책을 취했다. 반면 올해 1월 출범한 트럼프 정권은 위협 제거에 나서고 있다. 다만 카드 대통령에게 명확한 전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압박하다고는 하지만 실감은 나지 않는다.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 라고 발언하는 한국 국민의 분노를 사는 등 한반도 문제의 인식도 털털하다. 한편 한국의 문재인 정권은 북한과 유화책을 모색하되 그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전제에서 김 교수는 "일본은 미국 만능이라는 시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지적한다.

[2017.09.01/마이니치신문] 북한 미사일 ‘위협’을 강조? 피난, 휴교, 열차의 운행 정지 … 한국인이 본 ‘일본의 반응’


엠줴이: 트럼프와 아베는 대화 보단 대북제재를 선택한 듯합니다. 이를 계기로 일본의 ‘무장 필요성'을 느낀 걸까요? ‘추격’은 했지만, ‘방어’에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는 점 또한 이를 부추깁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설명은 미사일이 일본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일본 영토에 낙하하지 않을 터여서 위협이 되지 않으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요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안팎의 전문가들은 일본이 요격할 능력이 없었으며, 요격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최고 고도 500㎞의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게 돼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탑재 요격미사일(SM-3)은 애초부터 사거리가 짧아 화성 12호를 잡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 육상 배치 패트리엇(PAC-3) 미사일은 적의 미사일이 떨어지는 최종단계에 고도 10~20㎞까지 다가왔을 때 격추를 시도하는 방식이어서 역시 대응할 수 없었다.
미국의 우주항공 및 국방 전문가인 랜스 개틀링은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할 때 매우 고도가 높고 극도로 빨랐으며, 요격을 위한 준비시간 등이 필요해 설령 요격 명령이 내려졌어도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고 설명했다.
[2017.08.31/연합뉴스] 일본이 북한 미사일 요격 하지 못한 이유들

 

일본 정부는 최근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방위비를 늘리면서 군사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방위성은 내년 방위비로 사상 최대인 5조2551억엔(약 50조3688억원)의 예산을 최근 요청했다. 예산 증가 이유로 중국의 해양 진출 경계와 함께 북한 위협 대응을 들었다. 주요 항목으로는 북한 미사일 격추를 위한 육상형 이지스인 ‘이지스어쇼어’ 도입 비용과 이지스함에 탑재할 신형 요격 미사일 SM3블록2A 연구개발비가 들어있다. 

민간 연구소를 통한 군사기술 연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방위성이 민간 연구소와 기업에 군사 부문  기초연구자금을 지원하는 ‘안전보장 기술 연구 추진제도’의 올해 응모 건수가 104건으로 지난해(44건)의 두 배 이상이라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특히 기업의 응모는 지난해 10건에서 올해 55건으로 5배 이상 늘었다. 방위성 지원금은 제도 시행 첫해인 2015년엔 3억엔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10억엔으로 증가했다. 일본에선 군국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민간 연구를 군사 기술로 활용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아베 정부 들어선 민간 기초과학 기술을 적극적으로 군사 기술로 활용하려 들고 있다.
[2017.08.30/한겨레] 북한 미사일 발사, 일본 군사력 증강에 기름 붓나


문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45분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40분간 전화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으로 한·미 미사일지침의 한국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미사일의 탄두 중량 제한(500㎏)이 완전히 해제됨에 따라 우리 군은 지하 깊숙이 포진한 북한의 군사시설을 비롯해 유사시 북한군 지휘부 벙커까지 초토화할 수 있는 초강력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임시 배치를 국내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또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과거보다 몇 배 더 강력한 위력을 보이고 북한 스스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이제는 차원이 다른, 그리고 북한이 절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제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7.09.05/한국경제]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와 40분간 심야통화 … 역대 최강 대북제재 논의



3. 필진 코멘트

위험에는 예고란 없다. 이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네이버 뉴스를 통해 일본 쪽으로 미사일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많이 당황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북한과의 대화라는 한 수,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한 수. 어느 것 하나 쉬운 선택은 없고 제재와 도발이 반복되는 이 흐름의 끝이 어떻게 될지 두렵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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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줴이

mjkim28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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