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읽기] 2016. 03. 26. by 검정고무신
수니파와 시아파, 그 잔혹한 싸움 by 검정고무신
1) 이슈 들어가기
국제사회는 테러의 우려로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어제 벨기에에서 IS의 테러로 수십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습니다. 국제사회는 IS를 막을 의지가 있는 걸까요? 오늘은 시아파와 수니파의 종파분쟁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2) 이슈 디테일
검고 : 본격적으로 IS를 살펴보기 전에 잠시 재작년 6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라크 내전 위기 : 이라크 급진 수니파의 공격
이라크 반정부 수니파 무장조직 ISIL(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는 13일 수도 바그다드에서 각각 북쪽으로 95㎞ 떨어진 사디야, 동북쪽으로 125㎞ 떨어진 자우라 등 두 도시를 추가로 점령했다. ISIL이 수도 인근 도시를 차례로 장악하면서 바그다드 포위 작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의 시아파 최고 성직자인 알리 알시스타니는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나라와 국민을 보호하고 테러리스트와 싸우려면 자원해서 무기를 들거나 정부군에 합류하라"고 주장했다. 시아파 주민 수천 명이 반군에 맞서기 위해 자원입대를 신청하면서, 시아파와 수니파의 '이슬람 종파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조선비즈, 6월 14일] 이란 개입에… 중동 전역 시아·수니파 宗派전쟁 위기
검고 : 재작년 6월, ISIL 또는 ISIS로 불리던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은 6월 5일 이라크에 대한 건국전쟁을 시작하고 6월 29일에는 IS(이슬람 국가) 설립을 선포했습니다. 민족과 인종을 초월한 모든 무슬림들의 ‘칼리프 국가’를 세우겠다는 목표 아래 IS는 지속적으로 테러와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IS(이슬람 국가)를 설립한 세력들은 어디서 온 걸까요? 또 이들이 모이게 되었던 배경은 무엇일까요?
첫째, 중동 종파분쟁 :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근원이 되다
현재 세계 무슬림 인구의 약 85~90%가 수니파에 속합니다. 절대다수죠. 반면, 전체 무슬림 인구 중 10~15% 정도가 시아파입니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기본적으로 공통 이슬람 신앙을 공유합니다. 소소한 의례의 차이는 있지만 수니파와 시아파는 함께 예배에 참석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결정적 이유는 예언자 무하마드(또는 마호메트: 570-632)가 죽은 뒤 이슬람 공동체를 이끌 가장 적합한 지도자로 누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서로 생각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서울신문, 1월 4일] 연초부터 이슬람 시아ㆍ수니파 '피의 보복'
무하마드는 아들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촌 동생에게 후계자를 물려줘야 하는데 당시 사촌 동생(4대 후계자 알리)는 너무 어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무하마드의 친구들이 1대, 2대, 3대 후계자로 결정됐고 이슬람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3대 후계자인 우스만이 갑작스레 암살되고, 잘 자란 무하마드의 혈통인 알리가 드디어 4대 후계자로 선출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알리가 우스만의 암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데서 시작됐습니다. 우스만을 추종하는 세력들은 알리가 우스만을 죽였다고 주장하며 알리를 암살합니다. 이에 알리의 아들 후세인이 반항을 했지만 마찬가지로 암살당합니다. 그 이후로도 혈통을 중시하며 알리와 후세인을 추종하는 세력들은 모두 억압을 받았는데, 이들이 바로 현재의 시아파로 대표됩니다. 초기 소수의 시아파는 이란과 이라크 지역에 거주하면서 수니파의 억압에 맞서 게릴라전을 많이 펼쳤습니다. 그래서인지 시아파는 대체로 수니파보다 과격한 성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니파와 시아파 가릴 것 없이 경쟁적으로 서로에게 테러리즘을 자행하고 있는 게 중동 종파분쟁의 현실입니다.
정리하자면 수니파는 누구나 이슬람의 종교지도자(칼리프)가 될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며, 종교지도자 보다는 코란을 신봉합니다. 수니파가 다수인 주요국은 터키, 시리아(현 집권은 소수의 알아사드 시아파 정권),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쿠웨이트 등입니다. 수니파가 다수인 국가들을 이슬람에선 주로 '아랍'국가라고 부릅니다. 반면에 시아파는 알리의 혈통만이 이슬람 종교지도자(이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코란보다는 코란을 해석하는 이맘의 역할을 신봉합니다. 시아파가 다수인 국가는 이란, 이라크, 바레인 등입니다. 시아파가 다수인 국가들을 이슬람에선 주로 '페르시아'국가라고 부릅니다.
검고 :
IS세력이 결집했던 이라크의 경우를 살펴볼까요? 이라크 국민의 다수는 시아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니파였던 사담 후세인이 장기 독재 집권하고 있었죠. 미국에 의해 후세인이 죽고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자 원래 집권 세력이었던 수니파는 갈 곳이 없었고, 그동안 후세인에게 억압받았던 시아파는 수니파를 억압했습니다. 이에 소수인 수니파 중 급진 수니파 단체인 ISIL는 시아파를 상대로 지속적인 테러를 벌여왔었죠. 중동 종파분쟁은 항상 소수의 급진 종파가 다수의 종파를 상대로 테러를 벌이는 양상을 보입니다. 가령 이집트의 경우 이라크와는 달리 수니파가 다수기 때문에 시아파가 수니파를 상대로 테러를 자행합니다.
둘째, IS는 ‘미국의 대중동 정책’ 실패 탓.
중동 국가들의 이스라엘과 서방 세력(특히 미국)에 대항한 전쟁과 패배는 이슬람권 곳곳에서 이슬람주의 운동을 키웠고, 이슬람 내부의 세속주의 근대화 정권들은 대중의 지지를 잃고 독재정권으로 흘렀다. 사이이드 꾸틉이 쓴 이슬람 혁명 선언문인 ‘진리를 향한 이정표’는 ‘지하드’(성전)의 개념을 새롭게 발전시켜 들끓는 이슬람주의가 무장 세력화로 나아가는 데 밑받침을 놓았다.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무대는 1979년 소련의 침공으로 발발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었다. 10년 동안 지속된 이 전쟁에서 소련에 맞서는 토착민들은 ‘무자헤딘’(전사)으로 거듭났고, 각국의 이슬람주의 청년들은 아프가니스탄을 찾아 스스로 무자헤딘이 되었다. 오사마 빈 라덴과 그가 이끄는 조직 알카에다는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진 이슬람주의 세력의 영웅이었다. 미국은 이들에게 무기와 전투 기술을 지원해,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이 발전하는 데 후원자가 됐다.
2001년 9·11 테러와 이를 근거로 시작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은 이처럼 새로운 국제 질서의 정점이었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시작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라크 전쟁 등은 결과적으로 중동에 더 큰 혼란과 분쟁을 가져왔고, 이는 ‘이슬람국가’와 같은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의 힘을 더욱 키우는 양분이 됐다.
[한겨레, 1월 29일] 이슬람국가(IS)의 기원을 찾아서
검고 :
아프가니스탄 전쟁시 소련을 막기 위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키웠던 이슬람 무장세력들이 결국 지금 IS의 중심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IS의 테러기술과 무기 사용법 등은 미국 CIA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또한 미국의 이라크 전쟁으로 후세인이 축출되면서 함께 힘을 잃은 수니파들이 대거 IS로 가담했습니다. 누리 말리키 총리가 주도한 이라크 시아파 정부의 무능과 종파적 운영은 이라크와 시리아 내 모든 수니파들을 연대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특히 후세인 정부 시절에 날렸던 전직 군인들이 대거 IS에 가담하면서 비약적으로 무장력이 늘어났습니다. 미국이 없는 이라크는 IS를 당해낼 수 없었죠.
셋째, 극심한 청년실업, IS로 세계인들을 내몰다.
국제사회는 이처럼 모국을 떠나 무장단체에 지원한 ‘외국인 용병’이 전장에서 체득한 실전 경험으로 극단적 테러를 자국이나 전 세계 어디서든 자행할 수 있다는 점에 긴장하고 있다. 현재 80여 개국 1만 5000여 명의 외국인 용병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등 서방뿐 아니라 중국과 필리핀 출신까지 IS의 외국인 용병 유입은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IS는 처음에는 정치적, 종교적 복수로 동력을 얻었지만 이제 소외, 실업, 빈곤 등 사회 문제로 무장단체에 자원하는 젊은이들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추가하고 있다.
[뉴시스, 10월 10일] 젊은이들을 IS의 용병으로 내모는 청년 실업 등 해결 시급
“IS의 서양인 모집책들은 무장조직으로서의 유용성은 없어요. 전문지식도 없고 훈련도 안 받죠. 유럽인을 인질이나 선전용으로 쓰기 위해 선동하는 데 쓰임이 있죠. 고립된 청소년들은 극단적이고 숭배적인 이념에 빠른 속도로 매료됩니다. 만약 IS로부터 유혹을 받게 된다면 총이나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유프라테스강의 일몰 같은 이미지와 함께 승리자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일 겁니다.”
[한겨레, 1월 23일] IS, 스스로 고립된 청춘들의 덫
검고 : 더 이상 IS의 파급력은 유럽과 중동 청년들에게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미 중국인들은 IS에 많이 가입한 상태며, 일본과 우리나라 청년들 역시 IS가입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국제사회가 결코 좌시해서는 안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점점 세력을 확장해가는 IS 무장력의 원천은?
최근 국제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이슬람국가(IS)는 이슬람 무장세력의 최신 변종으로 알 카에다나 탈레반을 넘어선다. 이라크와 시리아 무장세력이 통합한 IS는 1920년대 무슬림형제단 창설 이래 이슬람주의 세력의 궁극적 목표였던 민족과 인종을 초월한 모든 무슬림의 공동체, 칼리프 국가의 건설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영국보다 더 큰 영토, 모술 중앙은행에서 확보한 5억 달러의 현금, 최소한 매달 1200만 달러의 세금과 석유 밀매를 통해 얻는 엄청난 수입, 정부군이 버리고 간 탱크와 헬기, 장갑차 등 첨단 미군 장비, 그리고 자신들의 영토로 밀려드는 외국의 이슬람주의 전사들”이 IS를 떠받치는 힘이다.
[국민일보, 1월 29일] 이슬람 전사의 탄생, 중동 분쟁의 역사적 근원 알아보기
3) 필진 코멘트
검고: 국제사회는 과연 IS를 막을 의지가 있을까요. 사실 사우디와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IS는 금방 잡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미국은 1) 시아파인 시리아와 이란 + 이를 지원하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하여, 2) 미국 내 정치적 부담 때문인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으며, 사우디 역시 시아파를 견제하기 위해 IS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만약 중동국가들이 일체 단결한다면 이슬람 국가(IS) 제거는 생각보다 쉬울 텐데, 서두에서 말했듯이 깊은 종파 분쟁과 중동 지역에서의 경제적 불평등, 실업 문제까지 얽혀있어서 이 역시 힘들어 보입니다. 결국 국제사회는 아무런 적극적인 대응 없이 IS를 방치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IS의 희생자들만 늘어갈 뿐입니다..
by 검정고무신
divermunsu@gmail.com
행간읽기, 하나만 읽으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