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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Nov 12. 2018

[베핑] 北에 귤 보낸 南

2018. 11. 12. by 베이비핑크


北에 귤 보낸 南
by 베이비핑크


1. 이슈 들어가기

청와대가 북한 측에 제주산 귤 200톤을 선물로 보냈습니다. 오늘(12일)까지 총 네 차례로 나눠 군 수송기로  평양 순항공항으로 직접 옮겼다는데요, 이번 귤 보내기는 지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선물로 받은 송이버섯의 답례라는 것이 청와대의 공식 입장입니다.


왜 이 시기에 귤을 보내고, 하필 제주산 귤을 보낸 것인지에 대한 국내 언론의 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2. 이슈 디테일

(1) 8년 만에 北에 간 제주 귤 

정부가 11일부터 이틀간 평양에 제주산 귤 200t을 보내는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꼬여버린 상황에서 남북 대화 기조만이라도 유지하자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9월 평양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북한산 송이버섯 2t에 대한 답례로 제주 귤을 평양에 보내면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북-미 대화의 모멘텀도 어떻게든 살려내겠다는 것이다.


○ 5·24조치 이후 8년 만에 北에 간 제주 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북측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남측이 답례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9월 20일 우리 화물수송기 편에 북한산 송이버섯을 보내왔고,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이산가족 4000여 명에게 500g씩 나눠 줬다.

북으로 간 귤은 모두 10kg 상자 2만 개 분량. 상자당 귤 개수는 100개 내외여서 귤 200만 개 분량이고, 평양 시민(약 300만 명)의 3분의 2가 1개씩 먹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에는 북한 식료품 및 농산품의 공급 등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으나, 북한으로 유입되는 식품에 대한 규정은 없어 이번 귤이 제재 위반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군 수송기(C-130) 4대를 제주∼평양 직항노선에 동시 투입시켰다. 11일 오전 귤을 싣고 평양을 다녀온 뒤 오후에 다시 평양에 다녀왔다. 12일에도 두 번 더 가서 총 4번 왕복한다.

제주 귤이 공식적으로 북에 간 것은 8년 만이다. 제주도는 1998년부터 귤 북한 보내기 운동을 벌여 12년간 총 4만 8328톤을 보냈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인한 5·24조치 이후에는 보내지 않았다. 북한에선 귤이 재배되지 않아 ‘귀한 과일’로 여겨진다. <후략>

[동아일보 11월 12일 8년만에 北 보낸 ‘귀한 과일’ 제주 귤… 김정은에 ‘한라산 초대장’]


베이비핑크 : 제주도가 1998년부터 귤 북한 보내기 운동을 벌였던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12년간 총 4만 8328톤을 보냈었네요. 이번 북으로 간 귤은 모두 10kg 2만 개 분량으로 그 양이 상당합니다. 많은 북한 사람들이 북한에서는 귀한 귤을 맛보길 원한다고 대통령은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이 보냈던 송이버섯과 남이 보낸 귤을 돈으로 환산하여 서로 비교하는 유치한 논쟁이 인터넷을 통해 시끌벅적합니다.


(2) ‘귤’의 의미

<전략> 김 대변인은 “귤은 북한 주민들이 평소 맛보기 어려운 남쪽 과일이고 지금이 제철이라 선정됐다”며 “귤을 대량으로 보내 되도록 많은 북한 주민이 맛을 보게 하고자 하는 마음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물의 원산지인 제주도는 김 위원장 외조부인 고경택의 고향이다. 지난 2014년에는 제주도에 김 위원장 외가의 가족 묘지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또 한 번 화제가 됐었다.

고경택은 1913년에 제주에서 태어나 1929년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일본에서 김 위원장의 생모인 고영희 등 3남매를 낳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고경택은 북한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제주 봉개동에는 고경택의 허묘(虛墓)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제주도에 있는 한라산은 북한의 백두산에 비견되는 우리나라의 대표 산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한 북악산 등반 자리에서 김 의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지면 한라산에 함께 오르는 일정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문 대통령은 “지난번에 제가 (북한에서)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 실제 김 위원장이 답방했을 때 어딜 가야 할지 조금 걱정이 된다”며 “(우리 속담에)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후략>

[중앙일보 11월 12일 11월에 ‘제주산’ 귤…북한에 보낸 선물의 ‘의미’는?]


베이비핑크 : 북미 대화 진행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 청와대는 연내 김정은 위원장의 남한 답방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싶어 합니다. 물론 북미정상 회담 이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었지만 그 시기가 내년 초로 바뀌면서 김 위원장 연내 답방이 무산될 듯 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시기에 송이버섯 답례로 귤, 그것도 제주의 상징인 선물을 보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결국 김 위원장의 연내 남한 답방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이를 토대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정상 회담의 추진체 역할을 한다는 전략이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역시 홍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11일 청와대가 북한에 보낸 제주 귤 200톤을 놓고 “귤상자 속에 귤만 들어 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비꼰 데 대해 바른미래당이 “카더라 통신은 정부에 대한 정상적인 비판마저 희화화시킨다”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군 수송기로 북에 보냈다는 귤상자 속에 귤만 들어 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며 “이미 그들은 남북 정상회담의 대가로 수억 달러를 북에 송금한 전력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와대는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선물한 북한산 송이버섯 2톤에 대한 답례로 제주산 귤 200톤을 보냈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그러나 “최근에는 유엔제재를 무시하고 석탄을 몰래 거래한 사건도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러다 세컨더리 보이콧을 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냐”고 되물었다.

이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건 너무 나갔다”며 “귤 상자에 무엇이 들어있나를 의심한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썼다. 그는 “차라리 귤 보내는 것을 노골적으로 반대하지, 이렇게 의혹을 제기하는 건 국민을 현혹시키려는 꼼수”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김익환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홍 전 대표의 카더라 통신이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며 비판했다. 이 논평은 “과거 기득권 부패 정치인들이 사과 박스에 돈을 넣고 은밀한 거래를 했던 것처럼 검은 돈이라도 넣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귤 상자에 사과라도 들어 있다는 말인가” 되물었다. 또 “이런 식의 비판은 안하는 게 낫다”며 “정부여당에 대한 정상적인 비판마저도 홍 전대표의 입을 거치면 희화화되고 정부의 지지율은 상승한다는 것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고 맺었다. 

[한겨레 11월 12일 홍준표 “귤상자에 귤만 있겠나” 바른미래 “그럼 뭐가 있겠냐”]


베이비핑크 : 정부 지지율 상승을 이끄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이번 귤 보내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정말 귤만 보냈겠느냐? 이를 국민들이 얼마나 믿겠느냐라는 말이 핵심인데요, 요는 귤 상자 안에 다른 무엇인가를 보냈을 거라는 자신의 추측을 글로 남긴 것입니다.

부처의 눈엔 부처만 보이고, 돼지의 눈엔 돼지만 보인다고 홍 전 대표의 발언은 참으로 유치하기 그지없습니다. 본인도 정말 저렇게 생각하고 쓴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한 것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보다 못한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이 “정부여당에 대한 정상적인 비판마저도 홍 전 대표의 입을 거치면 희화화되고 정부의 지지율을 상승한다는 것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말할 정도이니 홍 전 대표의 입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겠습니다. 



3. 필진 코멘트

남북관계에 주도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이번 정부의 입장을 귤 보내기를 통해서도 여실히 알 수 있습니다. 북미정상의 담판이 매우 중요하겠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기에 지속적인 윤활유 역할에 필요하다면 직접 엔진이 되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확고해 보입니다.


제주도는 김정은 위원장의 외조부가 태어난 곳이며, 본인도 한라산에 가보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북에서 맛보기 힘든 귀한 과일 귤은 제주도를 상징하고, 마침 한창 수확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아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답례품을 선정한 것 같습니다.


과연 연내 역사적인 김정은 위원장의 남한 방문이 이뤄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by  베이비핑크

realbabypin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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