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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Sep 11. 2016

[Snake] 침대는 축구가 아니야

[행간읽기] 2016. 9. 11. by F.C.Snake




침대는 축구가 아니야 by F.C. Snake

Snake : ‘침대는 가구가 아니야'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문구입니다. 하지만 축구를 사랑하시는 축구팬분들과 월드컵 예선전을 지켜봤던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렇게 외쳤을 것 같습니다. 

“침대는 축구가 아니야"

 

1.월드컵 예선 시리아전 아쉬운 무승부 

알고도 당했다. 수많은 과거 경험을 통해 경계하고 강조했지만 또다시 대처에 실패했다. 선제골을 넣지 못해 스스로 상대의 침대축구를 자초한 게 가장 컸고, 이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한 게 두번째 패착이다.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말레이시아 세렘반에 위치한 투안쿠 압둘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2차전, 시리아와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1승 1무 승점 4점으로 A조 2위를 유지했다.

침대축구, 알고도 당한 슈틸리케호의 패착..A조 3위 하락 [해럴드경제]

Snake : 월드컵 예선 초반 2경기 (중국, 시리아)에서 승점 4점을 획득했지만, 성공적이라고 볼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중국전은 홈경기였고, 3-0으로 앞서나가다 2점을 실점하며 수비 문제점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시리아전은 원정경기였지만 중립지역에서 펼쳐졌고, 한 수 아래의 전력인 시리아에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2.언제까지 침대축구 탓할 것인가 

결국 이런 침대축구를 나오게 한 것은 우리 탓이다. 한국은 수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놓쳤다. 골 결정력이 부족했고 위치선정이, 패스가 좋지 못했다. 우리가 골을 못 넣으니 상대는 시간을 끌기 적합한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 한국이 선제골을 넣었다면 시리아 골키퍼는 절대 아프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이를 인정했다. 경기 후 그는 "득점에 실패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조급해졌다. 상대의 침대 축구를 극복하지 못한 것 같다. 추가 시간이 6분밖에 주어지지 않았기에, 시리아가 이런 침대 축구를 펼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AFC(아시아 축구연맹)가 더 큰 대회에 나가기 위해선 이를 더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시간만 지체시키고, 축구 같지 않은 축구를 하는 팀이 월드컵에 나가길 원하는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무엇보다 이런 팀들을 눌러주려면 승리했어야 했는데, 우리 책임도 분명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결국은 우리의 문제라고 말했다.

언제까지 '침대축구' 탓할 것인가 [스포츠한국]

매번 당했던 침대축구, 확실한 해결책 필요하다 [인터풋볼]

슈틸리케호, 시리아의 침대만 문제인가? [원투펀치]

Snake : 상황은 좀 다르지만 스페인은 유럽예선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의 팀을 만나 소위 강팀을 상대로 시전하는 텐백을 못하게 무차별 골폭격으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뛰어난 실력으로 (하지도 않았겠지만) 침대축구를 미리 차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왜 중동은 침대축구를 할까?

침대축구는 통계가 증명한다.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실제 경기시간을 따져봤을 때 동아시아 클럽들이 57분31초를 기록한 것과 달리 중동은 2분이 모자란 55분 13초에 그쳤다. 이조차 AFC가 그 해 ‘60분. 플레이를 지연하지 말라(60 Minutes. Don’t Delay. Play)!‘라는 캠페인을 통해 침대축구 근절에 나서면서 나타난 결과물이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잘못된 관행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중동의 폐쇄된 축구문화를 꼽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대부분 중동 국가가 자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가로 막으면서 세상 흐름과는 동떨어진 축구를 남아있게 됐다는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사실 카타르도 자국 프로축구는 침대축구가 끊이질 않는다고 들었다”며 “유명한 외국 선수들을 수없이 데려와도 축구장을 찾는 팬들이 늘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축구가 아닌 사회학적으로 침대축구를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자신의 감정 표현을 아끼지 않는 문화가 중동만의 독특한 침대축구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는 “조금만 아파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누워서 쉬는 게 일반적이라 침대축구가 나오는 것”이라며 “중동 사람들은 남 눈치를 별로 안 보니 상대 선수나 관중이 비난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동이 오래 전부터 상업이 융성했던 지역이란 점도 영향을 줬다. 장사에서 이윤을 창출하는 데 목적을 두는 게 익숙한 탓에 축구에서도 ‘승리만 따내면 문제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중동을 이해할 땐 어떤 방식이든 과정보다 이기는 것이라면 옳다는 사고 방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침대축구도 그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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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이 한국 발목 잡은 '침대 축구'.. 기원과 대비법은? [세계일보]


4. 침대축구는 사라져야 하고, 우리는 이겨내야 한다.

기성용 “침대축구는 아시아 축구의 부끄러움”

침대(BED)축구는 나쁘다(BAD). 이는 축구의 가장 근본적인 ‘팬’을 떠나게 하는 일등악이다. 그 어떤 관중도 선수들이 고의적으로 쓰러져 그라운드에 눕는 것을 보고 싶어 가는 사람은 없다. 빠르게 진행되어야할 축구의 흐름이 끊기고 이것이 반복되면 축구는 그 가치를 잃게 된다. 침대축구에 대한 비난은 계속되어야하고, 이를 방지하기위해 룰 개정과 선수들의 인식 개선 등은 계속 요구되어야한다. 

확실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예상했던 것보다 그 수위가 더 지나쳤지만 침대축구가 나올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했고, 확실한 해결책이 필요했다. 물론 슈틸리케 감독은 최선의 선택을 했겠지만 후반 들어 과감하게 변화를 주지 못했던 것은 아쉬웠고, 교체 명단에 흐름을 바꿔줄 확실한 카드는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탓만 할 수 없다. 한국 축구가 좀 더 발전하고, 강해지기 위해서는 침대축구를 시전하기 전에 제압할 수 있는 확실한 공격 루트가 필요하다. 여기에 손흥민 같은 몇몇 스타들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닌 조직적으로 강해진 대표팀이 돼야 하고, 과거 황선홍, 최용수 같이 아시아권에서는 확실하게 해결해줄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하다.

뉴스 본문 왜 유독 중동에서만 '침대축구'가 만연할까 [스포츠경향]

슈틸리케를 좀 더 믿고, 침대축구는 계속 비난하자 [스포츠조선]


Snake: 결국 우리쪽에서의 해결책은 침대축구를 시전하지 못하도록 좋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이기는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위에서 협회나 FIFA 같은 단체들이 침대축구를 막기 위한 강력한 정책을 만들어주기 전까지는 말이죠. 축구를 사랑하는 축구팬의 입장에서 우리나라가 침대축구에 패해서가 아니라 축구의 재미를 위해 침대축구는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초반 2경기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과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을 잘 헤쳐나갈 것이라는 믿음도 확고합니다. 다만, 아시아에서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을 노리는 팀답게 조금 더 멋지고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줬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by F.C. Snake

fc.hoo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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