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눈 2020. 제27호 (행인)
입술보다 손가락이 훨씬
더 많이 말을 하는
이 수상한 전파의 계절에
서로 목소리 주고받는 우리
얼마나 귀한 사이냐
그래 우리는 서로 다정하기로 하자
도, 레, 미로 떨리는 음성과
느린 듯 아다지오의 말투와
누긋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나지막하게 말 건네기로 하자
바람이 내 숨을 실어
아득한 시간 여행을 떠나고
너와 내가 더 이상
서로 목소리 듣지 못할 때에도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