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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항재 Feb 02. 2020

AFTER

중국의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관망

현재 진행중인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사태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발달된 의료기술과 체계적인 각국 정부주도의 대처로 곧 이 사태를 진정시키고 통제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과 동시에 각 나라별로 이미 2차, 3차 감염 사태가 발생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어쨌든, 이 전염병 자체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통제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생긴 그 공포의 그림자는 쉽게 제거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내에서는 이미 경제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가 급격하게 실종된 현재의 상황에서 일부 생필품 제조와 유통을 제외한 업종들은 현금흐름 상 큰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음식점을 포함한 요식업체들은 당장의 인건비(장사를 안해도 기본급은 줘야 하니)도 감당이 안되어 다음 달 급여 지급도 쉽지 않다는 비명들이 여기저기 들립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려고 할 것이며, 이러한 행동의 변화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변화를 촉발할 것입니다.


1. 리모트워크, 스마트워크의 확산

 이미 중국 정부관공서에서는 기존의 대면 업무를 온라인의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속속 발표 중입니다.

민간기업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택근무를 포함한 '리모트 워크'의 개념이 확산될 것입니다.
중국내 거의 모든 회사들이 다음 주에 의도치 않게 강제적으로 재택근무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 '출근'과 '일하는 장소'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회의나 모임도 화상 기기를 활용한 비대면 방식이 급격히 확산될 것입니다


2. 서비스 업계의 생존 모색, 정부의 노동, 고용정책의 유연성 강화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 쪽에서는 유사한 리스크발생을 대비한 방안들이 모색될 것입니다.

직영점 운영보다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전환, 고용관계 유연성 확보를 위한 종업원들의 고용 방식의 변화(물론 정부 정책의 변화도 필요)가 일어날 것입니다.

여행 레저 쪽도 수요감소에 따라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고, 단체 해외관광은 한동안은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이기에 여행사나 항공사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예상됩니다.

실내 위주로 여가 시간이 편중 됨에 따라 VOD, 게임 쪽은 뜻 밖의 활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3. 의료산업, 헬스케어, 도시화 정책의 변화

이번 사태로 중국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중의 하나가 자국의 의료 인프라에 대한 회의라고 보여 집니다.

이전에도 중국인들 스스로 인정했던 의료시설과 서비스, 인프라의 낙후성에 대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조치가 시작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한국 대비하자면 이상할 정도로 낮은 데,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해 집니다.

중국 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도시화' 정책이 대폭 수정되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프리 웨스트의 '스케일'이라는 책의 내용이 생각 났습니다.


4. 사회계층간의 갈등 증폭과 중앙정부의 리더십

중국 정부의 정치적 리더십의 중대한 도전을 맞이한 것은 사실입니다.

현재 중국을 지탱하고 있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운영이 지방정부의 행정수행 능력과의 차이, 복잡한 의사결정 체계의 비효율성으로 금번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망자의 대부분은 노인들이였고, 지역적으로는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이 90% 입니다. 앞으로도 대부분의 사망자는 이 지역에서 계속 나올 것입니다.

감염과 상관없이 우한 출신 사람들을 경계하고 병자 취급했던 것들로 그 지역 주민의 상처가 커보입니다.

중앙집권적 관료 체계의 변화가 올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이번에 드러난 있는자(부와 권력)과 없는 자들간의 사회적, 의료 혜택의 격차에 대한 비판과 조치가 예상됩니다. 


5. 맹목적 기술 발달 낙관주의, 물질주의에 대한 반성 (개인적 바램)

중국이 세계최고인 몇 가지 중의 하나가 인공지능 기술과 슈퍼컴퓨팅 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와는 전혀 상관 없었습니다.

물질과 돈에 대한 숭배에 가까운 가치관을 갖고 있었지만, 돈도 생명을 지켜주지 못하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자칫 중세 페스트 대유행시 벌어졌던 염세적, 현세주의가 팽배할 수도 있지만, 아무쪼록 삶의 유한함과 영적 곤궁함이 자각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중국에서 살면서 딱 하나 아쉬웠던 것이 의료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부분이였습니다. 돈이 많다면 외국인들 전용 대상의 의료시설, 병원을 간다면 한국 종합병원 못지 않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험처리도 안되는데 맹장 수술 한번에 천만원 이상이 드는 곳을 보통 사람들은 이용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중국이 환경, 위생, 의료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과 공공정책의 혁신이 일어난다면 G2로서의 위상에 맞는 국가로 완전히 인정받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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