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많은 '낭만 닥터 김사부'
사람 생명의 귀천이 어디 있으며, 어떻게 사람의 목숨을 숫자로 평가할 수 있을까?
어제는 최초 우한폐렴 가능성을 확인한 의사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한국 언론에 보도되었다. 여기 중국에서도 수많은 중국인들이 그를 의인이라 칭하고 그의 희생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환자를 돌보는 시간이 아까와서 의료복 갈아입는 시간을 줄이려고 긴 생머리를 싹둑 잘라낸 여의사들과 간호사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차고 있어서 얼굴 피부가 진물려 상처가 나고 피멍이 든 의사들...
잠잘 시간도 잠잘 곳도 마땅치 않아 아무 곳에서 누워 쪽잠을 자는 의료 관계자들...
중국에서는 의료기관에서 쓸 마스크도 모자라 난리인데, 어떤 나라에서는 자국민을 위한 마스크도 모자란데 왜 정부가 나서서 원조하냐고 난리 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여기 중국인들 보기 부끄럽다.
왜 한국에서 그렇게 신종 코로나에 대해 사람들이 민감하게 생각하고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 메르스의 경험 때문인가?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사람들의 예민도가 여기 중국 못지않은 것을 보면서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 간호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평상시에는 잘 몰랐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들의 노고와 희생에 대해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에서는 의사라는 직업이 한국이나 다른 나라만큼 선호도가 높지 않다. 초중고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의대를 가겠다는 친구들보다는 소위 경영학이나 공대를 가서 나중에 창업하겠다는 아이들이 많다. 아마도 현재 중국의 경제 발전 과정에서 나온 수많은 성공신화들의 영향도 있겠지만, 의사라는 직업이 누군가를 위한 희생과 봉사의 마음이 필요하기 때문이기에, 모든 의료기관이 국가에서 관리하며 준공무원이라는 의식 때문인지 모르겠다. 여기 의사들의 수입은 일반 민영기업의 간부나 관리자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지금 한국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낭만 닥터 김사부의 '의사에게는 환자를 선택할 권리가 없다.'라는 대사가 떠오른다. 누군들 이 사투의 현장으로 뛰어들고 싶었을까, 언제 나도 감염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의사들이라고 없을까? 국적을 떠나서,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목숨 걸고 일하는 수많은 '김사부', '돌담병원'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