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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항재 May 18. 2020

No Rules Rules

9월 발간 예정인 Netflix의 기업문화 관련 도서 소개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사회적 격리를 위한 언택트라는 개념의 등장, 일상화되어버린 재택근무와 원격학습 등으로 기존에는 나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여러 가지 것들을 써보거나 경험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로 인해 불황이라는 어두운 그림자와 수요의 절벽이라는 처절한 현실에서도 오히려 몇몇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기도 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넷플릭스(Netflix)가 아닐까 한다.


OTT(Over The Top)이라는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위치에 있는 넷플릭스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집안에 갇혀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유혹과도 같은 것이었으리라. 월 구독료가 아까와서 주저했던 비(非) 고객들의 가입으로 국내에서 3월에만 22%가 증가했고  전 세계적으로는 3월까지 47%의 신규 가입자가 증가했다고 한다. 

여기 중국에서는 넷플릭스를 정식으로 구독할 수 없다. VPN을 통해서 한국이나 다른 국가의 유저로 등록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넷플릭스라는 회사는 이미 많은 중국인들에게도 알려져 있고, 특히 스타트업이나 인터넷 기업들 중에서는 넷플릭스를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는 곳들도 다수 있는데, 이는 지난 2009년에 인터넷 상에 공유된 넷플릭스의 기업문화에 관련한 125장짜리 파워포인트 때문이었다. 

source : https://www.slideshare.net/reed2001/culture-1798664/2-Netflix_CultureFreedom_Responsibility

Total view가 1900만이다... 자료의 공유자가 리드 헤이스팅스, CEO 자신이다.


기업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보았을 법한 자료이다. 

워낙 내용이 방대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독특함을 넘어서서 파격적이기까지 했기에, 그리고 한국 기업의 인사관리 운영 및 정서, 노동법적인 환경과는 다른 점들이 많아서 쉽게 접목하거나 적용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여기 중국에는 일부 몇몇 기업들 중에 유독 이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에 열렬한 추종자임을 자처하는 곳들이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기업들 중에 일부는 마치 넷플릭스가 그랬던 것처럼 업계의 이단아처럼 나타나 기존 질서를 깨트리고 새로운 영역을 구축한 곳들도 있다. 그중의 대표적인 곳이 Tik Tok이라는 앱으로 유명한 Byte Dance라는 회사다. 이 회사의 조직 문화를 소개하는 자료를 보면 일부는 그냥 넷플릭스의 것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도 보인다. 그만큼 여기 중국의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넷플릭스가 끼친 영향이 크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Context, not control은 넷플릭스의 컬처 덱의 79-89페이지에 소개된 내용


최근 몇 주 전에 이 넷플릭스의 창업자가 자신의 기업문화에 대해 설명하는 책을 발간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 책의 제목이 바로 'No Rules Rules'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 발간 예정일이 2020년 9월 7일인데, 현재 주요 온라인 서적 판매 채널에서 선주문이 가능하고 주문을 완료한 사람에 한해서 이 책의 첫 장을 PDF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source : https://www.norulesrules.com/


원래 이 책은 3월 12일에 발간 예정이었다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넷플릭스도 현재 영화 및 드라마 제작이 중지되었기 때문에, 분위기 상 지금보다는 올 가을에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전에도 넷플릭스의 기업문화를 소개한 책이 이미 있었다. 바로 "파워풀"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일관된 붉은색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관련되어 보인다

이 책은 넷플릭스에서 다년간 인사 최고책임자로 일했던 패티 맥코드라는 사람이 저술한 책이다.

패티 맥코드는 넷플릭스에 1998년에 합류했고, 그전에는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의 첫 번째 스타트업이었던 퓨어  소프트웨어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 관계였다. 이 사람이 바로 2009년 처음 인터넷에 공개되고 그 이후에 약 2000만 건이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이슈가 되었던 넷플릭스의 컬처 데크를 정리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이다. 

재미(?) 있게도 2012년에 넷플릭스의 기업문화에 부응하여 스스로를 '멋지게 헤어지게' 만들어 버리고 이후 2018년 파워풀이라는 책을 낸 것이다.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처음 넷플릭스에 합류했을 때처럼 CEO 리드 헤이스팅스의 일방적 통보로 쿨하게 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2년 정도 지난 지금 다시 현 넷플릭스의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메이어와 공동 저술로 넷플릭스의 기업문화를 소개하는 책을 내놓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조금 아이러니할 수도 있겠다. 

이미 최고 인사담당 임원이었던 사람이 기업문화에 대해서 소개한 책을 출판한 지 2년 정도 지난 상황에서 다시 그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동일한 주제로 책을 냈으니 말이다. 

처음 이 뉴스를 접했을 때의 느낌은 "글쎄, 뭐가 다를까? 더 새로운 게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왜냐하면 패티 맥코드의 책 '파워풀'에서도 충분히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뭔가 책 내용에 맘에 안 드는 게 있었나? 아니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 본인이 직접 설명하려고 했나?"

뭐 이런 상상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직접 내용을 확인해 보고 싶었기에 아마존에서 프리오더 주문을 했다. 

아마존에서 결제하고 난 후 관련된 오더 정보를 이 도서의 홈페이지(www.norulesrules.com)에서 입력, 신청하면 첫 챕터의 PDF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PDF판의 Chapter 1 

이 PDF 파일을 받고 첫 장에 나오는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당시 DVD 대여 비즈니스의 마켓리더였던 블록버스터를 찾아가 인수 제안을 하던 장면을 읽게 되면 대략 왜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 감이 오게 된다.   

사실 미국의 유수 성공한 기업들의 창업자들 중에 자신의 기업문화와 역사에 대해 소개한 책을 내지 않은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이기는 하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자포스의 토니 쉐이(딜리버리 해피니스), 나이키의 필 나이트(슈 도그),  등등.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현 CEO  사티아 나델라의 히트 리프레시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

재미있는 것은 구글의 경우 역시 인사담당 책임자였던 라즐로 복이라는 사람이 저술한 구글의 일하는 방식(기업의 가치나 문화보다는 인사제도에 좀 더 치중되어 있는)에 대한 책이 있었는데, 그 제목이 "WORK RULES!"이라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NO RULES RULES이라는 제목과 대조되어서 마치 '우리는 구글과 다르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마 조만간 이에 자극을 받은 구글의 창업자들인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의 역사와 기업문화를 소개하는 책을 내지 않을까 상상해 봄 직도 한다.


기업의 혁신 사례, 혁신 지향의 기업 문화를 연구하다 보면 늘 마주치게 되는 넷플릭스.

처음 우편배송을 통한 DVD 대여 서비스에서 이후 온라인을 통한 대여 방식으로 이후에 다시 콘텐츠 제작으로 계속적인 자기 파괴적 혁신을 해오며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고객 가치를 제시해 온 기업.

 source : https://www.bcg.com/publications/collections/most-innovative-companies-2019-artificial-int


2019년 3월에  발표된 BCG 자료에 따르면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개 중 6위에 랭크되어 있다. (1위 구글, 2위 아마존, 3위 애플, 4위 마이크로 소프트, 5위 삼성)

AI를 활용한 유저 추천 시스템을 접목한 사례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애플이나 삼성처럼 하드웨어 상품이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오직 소비자, 고객의 필요에 따라 자신의 업(비즈니스)을 재정의하며 변신에 변신을 해온 유일한 케이스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 저반에 깔려 있는 인재경영과 기업문화의 가치에 대해서는 한번 숙지해 볼 가치가 있겠다. 


특히 요즘과 같이 전통적인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생존을 위해 고객 가치를 재정의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어떻게 기업문화와 인재관리를 통해 기업의 혁신을 드라이브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빨리 9월에 책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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