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gryJohn Jun 23. 2019

일곱 번째 생각: 대한민국아 영어가 장난이니?

제발 부탁이니 영어교육 가지고 장난들 좀 치지 맙시다!

대한민국은 영어를 배우기 천국인 나라다. 왜냐면 누구나 영어(특히 회화)를 조금만 하면 가르칠 수 있는 소위 "영어강사"라고 떠들어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살았을 때 길을 걸을 때면 건물에 붙어있던 단골 광고글..."토익 끝장" 뭐, "아이엘츠 부시기" 뭐, "토플 두 달 만에 끝내기" 뭐... 뭘 그렇게 매번 끝장을 내고 부시고 단기간에 끝내려고 하는지 그때는 그냥 그냥 넘어갔지만 미국 돌아와서도 영어 관련 사업을 하다 보니 계속 신경이 거슬린다. 물론 소비자들의 절박함, 빨리 어떻게 라도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아 시험용 영어공부를 청산하고 싶은 마음이 고스란히 공급자들에게 전해져 공급자들은 이렇게 우스꽝스럽고 억지스러운 말도 안 되는 문구로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기네들의 노예로 만든다. 공급자들아 제발 영어교육 가지고 장난치지 맙시다.


이번 한 번만 넘기면 되겠지 식의 영어공부, 시험용 영어공부든 미국 유학에서 수업 과제든 내가 주체가 돼서 하지 않으면 도로아미타불이고 어이없는 공급자들만 쉽게 돈 버는 게 한국 영어교육의 현주소다. 영어는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거의 대부분 똑같은 영어 수준의 공부를 되풀이하고 있다. 워홀, 어학연수, 유학 등의 이유로 해외에 나가지만 대부분 득 보단 실이 되서 한국으로 컴백홈 한다. 막상 한국에 오면 한국에서 "터전"이 없어 애매한 이방인으로 살아간다. 한국 시민이고 한국사람인데 "아싸"가 되어버린다. 해외에서도 "아싸". 한국에서도 "아싸". 한국사람들이 평생 죽을 때까지 영어를 못 배우는 이유, 영어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공급자들로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어교육을 하는 공급자들 대부분 영어라는 수단으로 최대의 이윤을 챙기려고 하는 투자자와 다를 게 없다. 영어 교육자들이 아니다. 치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모 대기업 회사에서 잘린 모 부장님이 늦깎이 나이에 치킨집을 차리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치킨의 전문가라서 치킨집을 차리는 걸까? Hell no. 치킨은 대충 튀기면 되는 거고, 한국사람들 거의 다 치킨 좋아하고, 마땅히 할 것은 없고, 웬만큼 하면 돈은 벌거 같고... 보통 이런 마음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 영어교육을 시작하는 공급자들의 동기도 대부분 한국 치킨집 사장님들의 동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한국사람들 대부분 영어 배우고 싶어 하고, 그거 그냥 웬만큼 혹하게 해서 가르치면 되는 거고, 그렇게 웬만큼 하면 돈은 벌거 같고, 또 "영어교육" 혹은 "영어 컨설팅"이라고 포장하니 그럴싸하고. 가짜가 사람 잡는다는 말 절실히 실감한다. 가짜때문에 진짜가 죽고 소비자도 죽는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해외 국가에서 1-2년 정도 체류 한 사람이나, 5년 정도 체류한 사람이나, 10년 이상을 체류한 사람이나, 해외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해외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교포나 다들 한국에서는 직업 타이틀이 똑같다. 영어강사. 잘하든.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냥 죄다 영어강사다. 이렇게나 공급자들이 많은데 정작 소비자들의 실력은 공급자들의 양적인 것과 별 상관없이 별반 오르지 않고 있다. 왜냐면 대부분 영어 과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영어교육을 파는 공급자들,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교육자들,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영어를 자기네들도 모르기 때문이다. 영어가 뭔지 제대로 모르면 제발 다른 사람들 가르치지 않길 절실히 희망할 뿐이다. "영어 마스터하기" "영어공부를 끝내자"라는 어이없는 문구로 소비자들에게 "약"을 팔지 않기를 절실히 희망할 뿐이다. 영어는 언어이며, 언어를 비즈니스적으로 상품화해서 소비자들에게 파는 것은 제대로 된 서비스지 "약"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합당한 답례로 돈을 많이 받는 건 괜찮다. 그만큼 질적인 서비스가 따라주면 말이다.


어쩌면 한국에 너무나 많은 어처구니없는 "영어교육" 공급자들 때문에 "영어교육" 소비자들의 영어가 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내가 영어박사 혹은 영어를 마스터했다고 건방지게 떠들어 대는 건 절대 아니다. 왜냐면 나도 영어를 마스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어떤 원어민도 영어를 마스터할 수 없다. 한 언어를 마스터하겠다는 "학문"적인 접근방법이 모순이고 잘못됐다. 그래서 난 절대 내가 영어를 마스터했다 혹은 영어의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떠들어대지 않는다.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참고로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하신다는 공급자님들 라이팅 실력도 원어민 이실지 정말 너무 궁금하다. 나를 몹시 실망시켰던 수많은 원어민 워너비님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아! 제발 가짜들로부터 진짜를 지켜줘. 부탁이야.


 




작가의 이전글 여섯 번째 생각: "헬조선" "헬조선" 하지 마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