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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마을

by 제이

원숭이가 많이 사는 어느 마을에 어떤 사업가가 와서 원숭이 한 마리당 100만원씩 줄테니 잡아 달라고 했다. 사람들은 반신반의 하면서도 널리고 널린 원숭이를 잡아다 사업가에게 주었다. 사업가는 약속대로 100만원을 지불했다.

원숭이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자, 사업가는 이제 마리당 200만원으로 올려주겠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은 기를 쓰고 잡아다 줬고 물론 사업가는 약속대로 200만원을 주었다.

더욱 줄어든 원숭이는 이제 마을에서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사업가는 가격을 더 많이 올린다. 이제 이 마을에는 애 어른 할 거 없이 모두 원숭이 잡기에 혈안이 되어 난리가 났다. 완전히 씨가 말라버린 원숭이를 사업가는 1,000만원까지 제안한다. 하지만 이제 이 마을에 원숭이는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몇몇 사람은 원숭이 팔아서 부자가 됐다는 소문이 돌았고 FOMO 에 빠진 사람들은 안타까워 한다.

이 때 사업가는 잠시 도시로 나가고 그 밑에 있던 부하직원이 나와서 말한다. 자기가 한마리당 500만원에 그동안 잡은 원숭이를 내줄테니, 나중에 사장이 돌아오면 1,000만원에 되팔라고 한다. 사람들은 열광하고 감사하며 빚을 내서라도 그 원숭이들을 사들인다. 그리고, 그 직원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원숭이를 모두 처분한 직원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 물론, 도시로 갔던 사장도 돌아오지 않는다. 마을은 다시 원숭이로 넘쳐났지만 돈은 씨가 말랐고 오히려 빚만 남고 말았다.

최근 소식에 의하면 그 사업가는 몬테네그로의 한 교도소에서 미국으로 이송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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