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 속 어느 마을에 원숭이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원숭이들은 험준한 산에서 맛난 알밤을 따먹으며 편히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신발장수 여우가 찾아왔다.
여우는 예쁜 가죽신을 가져와서 원숭이들에게 선물했다.
작은 선물이니 받아달라는 애청에 원숭이들은 신발을 신고 다니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갑갑하기도 하고 어색했지만 자꾸 신어보니 꽤 편하다.
자갈길이나 거친 길을 걸어갈 때도 발이 아프지 않아 좋았다.
신발이 해져서 버릴 때쯤 되면 어김없이 여우가 찾아와 새 신을 선물했다.
원숭이들은 가죽신을 신을 때마다 여우를 생각하며 고마워했다.
한번은 매번 신발을 제공해주는 여우가 너무 고마워서 알밤을 선물로 주었다.
여우는 극구 사양하더니 못이긴 체 하며 감사히 알밤을 받아갔다.
세월이 지나 신발은 또 닳았고 여우는 또 다시 새 신발을 주었다.
원숭이는 지난번보다 더 많은 알밤을 주었지만, 여우는 별로 고마워하지 않는다.
원숭이들은 손수 신발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지만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이미 굳은살이 사라져서 신발이 없으면 걸어다닐 수 없게 된 원숭이들은
하는 수 없이 여우를 찾아가 간절히 신발을 달라고 애청한다.
이제 여우는 신발값으로 터무니 없이 많은 알밤을 달라고 요구한다.
원숭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자신의 모든 알밤을 내줄 수 밖에 없다.
그 뒤 이야기는?
예상할 수 있듯 여우는 계속해서 신발 가격을 올렸고,
원숭이는 그 신발값 때문에 여우의 노예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원숭이들은 결국 자신들이 살던 집까지 팔아서 신발값을 마련하고
이젠 집도 없이 나무 위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지금도 원숭이들이 쭈구리고 앉아서 손을 만지작거리는 것은
신발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직 만들지 못한 미련이 남아서 그렇다고 한다.
나는 어떤 신발을 신고 있는가?
공짜로 사용하는 모든 플랫폼이나 서비스가 언제까지나 공짜일 수 없다.
경제학에서는 이 ‘원숭이 신발 전략’을 록인 이펙트 (Lock-in effect) 라 한다.
좋은 앱을공짜로 사용하고 있다면 내가 바로 데이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