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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나 Nov 25. 2021

자존감 높이기 프로젝트의 시작

Hoping for the best, expecting the worst


Hoping for the best, but expecting the worst

삼십 대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자존감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나의 어딘가에 남아 잊어버릴만할 때쯤이면 나를 콕콕 찌르며 나를 신경 써달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이십 대 때 살아내며 상상하던 삼십 대의 나는, 자존감은 물론이고 일과 가정에서 많은 것들을 이루고 완성형의 하나의 인간이었다면, 실제 삼십 대의 나는 여전히 더 나아지기 위해 고민하고 이십 대 때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인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건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때인 법, 지금이라도 한걸음이라도 조금 더 나아지려 노력해보려고 한다.


자존감이라는 건, 실제로 형체를 가지고 만져지지 않는 것이라 얼마나 높아졌는지, 지금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마치 사랑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그런 감정을 느낀 적이 있었다. 나의 마음을 투명하게 설명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차라리 꺼내놓고 보여주면 좋겠다는 감정. 나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진 마음이지만, 구체적으로 설명을 할 수도 보여줄 수도 없는 감정이다. 많은 소설과 시에서 사랑 때문에 괴롭고 사랑때문에 행복하지만 그 구체적인 실체를 본 사람은 있을까 싶은 마음.  


우리는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을 고백하고 보여주려고 노력하지만, 과연 자기 자신을 향한 스스로의 사랑을 위해서도 그렇게 노력한 적이 있었을까? 나는 자존감이라는 감정은 결국 스스로를 사랑하는 감정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쩌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라 당연하게 생각되는 감정이지만 한번도 확인해보지 않았던, 혹은 보여주려 노력하지 않았던 감정.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없듯이, 사랑을 받아본 경험을 통해 나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유년시절의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그 시작이겠지만, 그 부분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인터넷에 자존감을 높히는 방법을 검색해보면 정말 다양한 방법들이 나온다. 주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를 이해하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내용들인데, 나에게 이런 방법들은 추상적이어서 실제로 와 닿지가 않았다. 이과생으로 살아온 나에게 이러한 말들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느껴졌다. 측정할 수 없고 볼 수 없는 마음이라면, 그 방법이라도 내가 측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숫자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나는 어떤 일이든 숫자로 대답하는 것에 익숙하다. 숫자가 100%는 설명할 수 없겠지만 어느정도의 의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매일매일 기록하고 트래킹하는 데 익숙한 나에게 맞게 데이터를 수집해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생각한 방법은, 내가 어떤 순간이 되었을때 자존감을 느낄 수 있을지를 상상해보고 그 모습을 적어보기로 했다. 자존감이라는 단어만 가지고서는 어느수준에 도달했을때 내가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기에 구체적인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작은 성취경험들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믿기에 작은 프로젝트들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총 두가지 리스트, 하나는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느끼는 순간을 적어보고 그 행동을 해보려고 노력하는것. 또다른 하나는 작은 성취가 가능한 프로젝트들을 적어보고 하나씩 실천해보면서 기록하고 트레킹을 통해 어떤 결과를 가지게 되었는지 적어보려고 한다. 나의 프로젝트가 나의 자존감을 얼마나 높여줄줄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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