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내 안의 야수는 사랑으로 구원 받을 수 있을까?

by 한혜윰

내 안에 야수가 살고 있다. 그 야수는 잔인해서 나를 가혹하게 몰아붙여서 더 강한 사람이 되게 하여 도덕적으로 또는 능력적으로 더 뛰어난 사람이 되도록 몰아붙인다. 그리고 내 안의 야수의 잔인함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그 힘을 뻗친다. 사람이 고통스러워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도, 그 고통에 마음이 아파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마음도 모두 그 잔인함에서부터 나온다. 내 안의 야수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험에 빠트리는 악당이 되었다가 또 그 위험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는 영웅이 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내 안의 잔인함으로부터 그 사람을 지켜야 한다. 나는 도덕적이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며 진실한 사랑을 하기도 하는 사람이다. 그 모순이 많은 시간 동안 나를 괴롭혀왔다. 마음이 편해지기까지, 그 모순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도덕적인 사람이며 진실한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을 하고 나 자신을 보고 싶었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잔인하기도 한 사람이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들 중에는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생생한 나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얘기는 아니지만 아마도 추측컨대 여자들이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가 자신과 가족을 지켜줄 수 있는 잔인함과 어려운 상황에서 줏대 있게 자신의 진실을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수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서 생각해보면 내가 이성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것 같을 때의 그 이유는 내가 아이 같이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을 주었을 때였던 것 같다. 나 자신의 어두움과 야수의 잔인함으로부터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의 마음을 지켜내려면 나 자신이 나의 어두움과 야수의 잔인함을 잘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그것을 잘 다룰 수 있을때야지 만이 강해져서 그러한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고 유지할 수 있다. 그래야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헌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한 사람만이 아이와 같은 순수한 사랑을 나이 먹어서도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강함은 자기 내면으로 눈을 돌려 자기 내면의 어두움과 잔인함을 인식하고 그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숙성시켜서 좋은 방향으로 그 힘을 쓸 수 있음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아이 같은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자신의 어둠과 잔인함을 잘 다룰 수 있다는 내면의 강함의 다른 표현이다. 마치 기사에게 검이 있을 때 그 검에 대해 잘 알고 잘 다룰 수 있어서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지 않게 하고 지킬 수 있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헌신하는 것과 같다.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나의 잔인하고 어두움으로 부터 지켜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과 고통을 유발한다. 그 긴장과 고통을 감당하고 그 마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나의 내면은 강해져야 한다.

미녀는 어떻게 사랑으로 야수를 구원해줄 수 있을까? 여기서 미녀는 꼭 외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야수에게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여성을 상징하는 표현인 것 같다. 야수가 세상과 자신의 잔인함으로 인해 상처 받을 때 치유해 주기도 하고 야수가 자신의 잔인함으로부터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을 지켜내어 헌신할 때 그에 적절한 마음으로 반응하여 야수가 지속적으로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 여성은 남성에게 감정을 느끼게 해서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 그 길이 야수 자신의 어두움과 잔인함을 마주해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고 때로는 가혹한 세상으로부터 사랑하는 여성을 지켜내거나 고된 노동을 견디어 가족을 부양하는 힘든 길이어도 그 길을 걷게끔 한다. 왜냐하면 그 길에 야수의 구원이 있고 인격적 성숙의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만심에 대해 뒤에서 더 이야기 하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게 하는 감정은 야수가 자신의 자만심으로 인해 위험에 빠지지 않고 현실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 준다. 또 그 감정은 야수가 자만심으로 인해서 생기는 잔인함으로 인해 사랑하는 여성을 포함한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 절실함을 느끼게 해 주어 자신의 자만심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준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미녀는 야수인 남성이 자신의 잔인함으로 고통 받는 것을 진실한 사랑으로 공감해주고 남성에게 소중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어서 야수를 현실에서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구원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