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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이 Jan 25. 2021

COVID-19 백신 일차 접종

나는 코비드 백신 일차 접종을 했다.

12월 11일 코로나 백신인 화이저가 처음으로 승인되었다.

그것은 드디어 코로나라는 괴물 팬데믹을 끝낼 수 있는 희망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대하며 기다린 것이었다.

미국의 상황이 급박하기도 하고 더 이상은 물러설 때가 없는 상황이라

마음속으로는 당연히 맞아야지..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메일을 받고는 "뜨헉" 하는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다.

COVID vaccine is avaialbe now and make a schedule.



나는 당장 이메일에 답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여전히 많은 질문과 의구심으로 남아있는 백신을 굳이 내가 제일 먼저 맞고 싶지는 않은 마음.

나는 나름의 설문 조사를 시작했다.

"다들 맞을 실 건가요?"

놀랍게도 대부분의 의사와 간호사들은 맞겠다는  답을 내놓았다.

그것은 나름의 역사를 가진 제약회사가 얼토당토 하지도 않은 허무맹랑한 백신을 내놓을 리 없다는 믿음과 백신이 아니고는 코로나를 물리칠 수 없다는 생각, 최전선에 선 의료진의 책임감이 합쳐진 것이었다.

그러는 사이 일주일이  지나고..



한 두 명씩 얼핏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는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우리 정서였다면 

맞을 거냐? 언제 맞을 거냐? 같이 가자 등등

많은 말들이 오고 갔겠지만,

여긴 개인주의의 나라 미국.

다들 소리 소문 없이 이메일로 스케줄을 잡고 백신을 맞고 출근들을 하고 있었다.

헐..

나는 "맞았냐고?""괜찮냐고?"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감주사처럼 약간의 팔의 통증을 호소했을 뿐 별다른 부작용은 없는 듯이 보였다.

나는 12월 29일 아침 6시에 드디어 백신을 맞기로 예약을 했다.



무슨 주사를 이렇게 일찍 맞는지.. 속으로 생각했지만 맞고 바로 출근하리라는 마음으로 약간은 설레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정된 장소로 향했다.

백신은 지정된 한 병원에서만 접종 가능했다.

나는 기다란 복도를 지나 병원 강당 앞에서 간단한 신분확인을 걸친 후 문을 열고 강당 안으로 들어갔다.

8개의 테이블에는 각각 두 명의 의료진이 앉아있었고 나는 안내를 받아한 테이블로 향했다.

자신을 소개하며 예약 시 미리 작성한 설문지를 확인한 후

오른쪽? 왼쪽? 을 물어본다.

나는 오늘 일을 해야 하니 왼쪽이라고 대답을 한 후 팔을 걷어올렸다.

잠깐 따끔..

끝났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나는 가운데 준비된 의자에 안내되어 15분 간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지 기다리기로 했다.

주변을 한 번 둘러보았다.

Hope has finally arrived.



나는 모더나를 맞았다.

무슨 백신이 더 나은 것인지 알지도 못했지만,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화이자가 보관이 까다로운 바람에 모더나가 승인된 후론 바로 모더나로 바뀐 상황이다.

나는 아무 이상증세  없이 그 날 출근해서 일도 잘 마쳤다.

근데 다음날부터 팔이 우직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매년 독감주사 후에도 하루 이틀 정도는 팔이 아픈지라 별로 놀라지는 않았지만,

독감주사보다는 강도가 조금 더 심하게 이틀을 꼬박 팔을 올리지도 못한 채 보냈다.



나에게 이렇게 빨리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 조금은 감격스럽다.

맞고 싶다고 맞을 수도 없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기회를 잡은 것 같은 마음과 책임감이 느껴진다.

인구의 70-80%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 면역이 생긴다는데 제발 빨리 그 날이 오기를 기도해 본다.

이제 28일 후, 2차 접종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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