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늘 이런 식이다.
진은 집 밖을 나오며 생각했다. 엄마가 하릴없이 시간만 죽이지 말고 알바라도 하는 게 어떠냐고 해서, 물색한 자리였다. 태훈이가 지난주부터 일하고 있는 식당이라 어느 정도 검증도 되었다고 생각했다. 식당의 위치는 어딘지, 무슨 요리를 하는 곳인지, 시급은 얼마인지, 꼬치꼬치 캐묻고 나서도, 엄마는 여전히 못 미더운 표정이 얼굴에 다 드러났다.
그나저나 걱정스럽기는 했다. 매사 꼼꼼하지 못하고 덜렁이는 성격에, 처음 해보는 서빙이니,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뭐, 누구나 처음은 있는 거니까, 애써 중얼거리며 걸음을 재촉해 보았다.
“다녀왔습니다.”
“고생했지? 밥은? 밥 먹었어?”
“아니, 점심은 식당에서 주는데, 저녁은 안 먹었어.”
“에고, 배고프겠다. 손만 씻고 얼렁 와.”
사실, 배가 고픈지도 모르겠고, 그저 침대에 드러눕고 싶었다. 하지만 국을 데우고 반찬을 꺼내는 엄마의 분주한 손길에 하는 수 없이 식탁에 앉았다. 따뜻한 된장국과 불고기에 밥을 먹는데 ‘남의 돈 벌기가 쉽지 않다’ 던 말이 제대로 와닿았다.
“어땠어? 할만했어?”
“뭐, 그냥. 다리가 좀 아프긴 했는데, 견딜 만했어.”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진을 바라보는, 궁금한 것들이 더 많아 보이는 엄마의 눈빛을 외면했다. 오늘 하루 얼마나 허둥거렸는지, 내일은 또 얼마나 바쁠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거지?
여기 뭐 그렇게 맛집도 아닌데, 이상했다. 손님이 들어오면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고 음식 주문을 받았다. ‘낙불 A 세트에 라면 사리 하나’ 외치고 돌아서는데 다음 손님이 들어오고, 음식을 막 서빙하고 돌아서면 다른 테이블에서 냄비가 끓어 올라 달려가야 했다.
“어? 우리 낙곱 A 세트로 주문했는데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어떡하지?
“아, 죄송합니다. 옆 테이블이랑 바뀐 모양이에요.”
고개를 주억거리며 양해를 구해 본다.
“옆 테이블이 아직 식사 전이시니 다시 바꿔드려도 될까요?”
“아니요, 다시 해주세요.”
이런, 알바 첫날부터 진상 손님을 만났다.
“손님, 한 번 저어 드릴게요.”
손잡이를 잡는다고 잡았는데 손이 미끄러진 것일까, 너무 뜨거워 뚜껑을 바닥에 놓쳤다.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식당 안에 크게 울려 퍼졌다. 망할, 알바를 하는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