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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 공돌이 Jul 11. 2023

ST#129 화분

고무나무

결혼을 한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다.

와이프랑 저녁에 티브이를 보다가 문득 홈쇼핑을

보게 되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지만

화분 5개 세트를 구매하겠다며 나선다.

좀 의외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와이프가

한다 하니 해보라 하며 용기를 주었다.


그렇게 우리 집에 들어오게 된 고무나무

그 고무나무가 이사를 2번 하는 동안 7년 가까운 세월을 잘 커가고 있었다.


잎이 나고, 시들고를 반복하던 상황 속에서

지난겨울, 고무나무가 시들 시들하다.

안 되겠구나 생각을 해서 쌀뜻물을 주며,

살려보겠다 하며 애를 썼다.

그 후 고무나무는 힘을 내며, 잘 크나 싶더니

어느새 잎들이 말라가며, 죽어간다.


와이프가 나에게 말했다.

오빠, 고무나무 살려주면 안 돼?


나는 흔쾌히 대답을 했다.

응 그래. 그냥 죽이기엔 아깝긴 해.


잘 살려 볼게 했지만 사실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영양제도 주고 여러 방법을 해봤지만

살 기미가 안 보였다.


그러다 화분을 안고 근처 꽃집을 찾아갔다.

사장님 말에 의하면 냉해를 입어서 그런 거라 한다.

특히 겨울에서 봄이 올 때 그런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하신다.

분갈이를 하고, 가지치기를 하고 나니

앙상한 가지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그 모습이 안쓰럽다.


그러곤 몇 개월이 흘렀다.

아무 변화가 없던 가지에 새 잎들이 나기 시작한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문득 아이들 생각이 났다.

식물처럼 모든 일에는 시기가 있고,

과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들이 들었다.

때론 아이들에게 과한 애정이 독이 될 수 있고,

또한, 시기에 맞지 않는 행동들을 하지 않도록

부모가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사물을 통해 삶을 배운다.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처럼

이 아이가  잘 크기를 기원한다.

시간이 흘러 조그마한 화분에서 자라

큰 뿌리를 내리는 나무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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