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 소장님께서 토끼를 사 와 사육장을
만들어 놓았다 하면서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그날부터 아침 또는 저녁으로 토끼에게 인사를
하러 가는 또 하나의 루틴이 생겼다.
첫 며칠은 마트에서 당근을 사서
먹이를 주러 가곤 했다.
하지만 이것도 얼마 가진 못 했다.
당근 두 개에 2000원이 넘는 가격인지라
매일 가는 것은 아무래도 많은 돈이 들었다.
어찌 해야하나 며칠을 고민하다가 와이프가
5킬로에 만원 하는 중국산 당근을 주문을 했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나자 당근이 도착했다.
대략 30개 정도 들어 있는 당근 한 박스라
뭔가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그 후에 퇴근을 하고 아이들 밥을 먹이고,
그리고 매일 당근을 썰어 낸다.
그럼 아이들도 출동 준비를 한다.
모기퇴치제를 뿌려가며
발을 동동거리기 시작한다.
사육장에 도착해 당근을 한참 주다 보면
동네 아이들이 하나 둘 모인다.
아이들에게도 당근을 나누어 주며
토끼들 밥을 먹인다.
토끼 밥을 다 먹이고 나면
아이들이 집에 들어가기 싫은지 손을 잡아당긴다. 못 이긴 척 아이들과 30분 정도 동네를 산책을
하다 집을 향한다.
단조로운 일상들이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은 행복을 찾고,
주변 사람들과 나눠주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우리의 여름밤은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