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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 공돌이 Nov 07. 2016

그녀를 소개합니다.

삶에 대한 시작

나에겐 그녀가 있다.


때론 누군가에게 불륜의 대상으로 오인되기도 하고,

때론 누군가에게 한 아이의 엄마로 오인되기도 하고,

때론 누군가에게 나의 어머니로 오인되기도 하는

그녀가 있다.


몇 년 전 그녀는 흔히 말하는 풍이 갑자기 와버렸다.

두 번의 뇌졸중 치료를 받고,

회복을 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그녀는 어쩌면 하루하루 무너져 갔을지도.


처음 그녀가 뇌졸중이 왔을 때

나는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대학을 다니며 삶에 대한 고민이 들었을 때

나는 그녀와 함께 있었다.


대학 1학년 때 어떤 삶이 잘 사는 삶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그녀는 나에게

고민하는 삶이 잘 사는 거야


하며 따뜻하게 말해 주었다.


그런 그녀가 무너져 버렸다.

시간이 흐르며 병세도 차츰 회복이 되어 갔다.


10월의 마지막 날에 그녀는 시집을 발간하였다.

시집을 받아서 돌아오던 집에서 시집의 제목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무슨 의미 일까? 매일 결혼을 하는 여자라니..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시집을 읽으며 그 답을 쉬이 찾을 수 있다.

가슴에 먹먹함이 한동안 가시지 않았다.


뇌졸중을 앓고 어둠 속에서 세상으로 나오는

길이 참 두려웠겠구나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어쩌면 결혼식에서 보는 신부도 그러한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족에서 벗어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가는 그 길에 아버지는 딸의 두려움을

감싸 안듯 손을 꼭 감싸준다.


어둠 속에서 나온 그녀는 세상이 모든 게

두려움이고 모든 게 새로움이었음을  짐작한다.



앞으로의 삶을 응원한다.

나에 어머니이며,  

배우자이며,

불륜의 상대로 오인받았던

나의 이모에게 건강과 삶의 의지를 기원한다.


이모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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