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처음부터 난 어느 나라로 여행을 가든, 일을 하러 가든
인종차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막상 당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예전 호주에서 지낼 때,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을 몇 번 겪은 적이 있었다.
당황스럽기도 했고 화도 났다.
이후에 스페인에 가기로 마음먹었을 때도
두려움은 거의 없었지만
호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직접 경험하고 부딪히자라는 마음이었다.
시간이 지나 느낀 건
스페인은 정말 인종차별이 적은 나라라는 것이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같은 대도시뿐 아니라
시골에서도 거의 없다.
시골 사람들은 외국인에게도 친절해서
한국 시골의 정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 같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스페인에서 인종차별이 전혀 없던 건 아니다.
첫 번째 흔한 경우 chino치노(중국인).
아시아인은 다 중국인이라고 생각해서
가끔 레스토랑이나 펍에서
“니하오~”라고 하거나
길에서 “치노치노”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엔 화가 나서 째려봤지만
지금은 그냥 웃으면서
“코레아노(한국인)~”라고 알려준다.
그러면 대부분
“아 미안해! 중국인인 줄 알았어.”
라며 민망해한다.
두 번째 경우는, 무지(무식)한 사람들이다.
외모 멀쩡하고 공부 많이 한 사람도
무지해서 인종차별적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날,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갔는데
진료 중이던 남자 의사가 갑자기
“어느 나라 사람이냐”라고 물어봤다.
나는 한국인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양손을 눈을 양옆으로 찢더니
"이건 중국인"
눈꼬리를 아래로 잡아내리며
"이건 한국인"
눈꼬리를 잡고 올리며
"이건 일본인"
순간 너무 당황해서 말을 잃었다.
… 이게 뭐 하는 건가?
화가 나지도 않았고 그냥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정말 멍청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진료가 끝난 뒤
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라고 양해를 구하고 얘기했다.
“방금 한 행동은 아시안 비하예요.
다음엔 아시아 사람에게 그런 행동하지 말아 주세요.”
그러자 그 의사는
"아, 난 그런 의미인 줄 몰랐어 미안해!
틱톡에서 보고 재밌어서 한 행동이었어."
라고 사과했다.
나는
“괜찮아요. 몰랐던 거니까 알려준 거예요.
이제 알았으니 다음부터 안 하면 돼요.”
라고 말했다.
가끔 이런 무지한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진짜 말이 안 나오고,
머리가 하얘진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생각한다.
“아니… 이렇게 멍청할 수가?”
그래서 이런 경우
화를 내기보단
잘 설명해 주는 게 더 낫다.
스페인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무조건 욱하기보단
그냥 이렇게 생각하면 편하다:
“아… 공부가 좀 부족한 사람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