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8.연봉 3,000? 아니, 월급이 3,

《퇴근하면 아무도 없는 집에 간다》ㅡ18

by 한자카


Chapter18.


연봉 3,000? 아니, 월급이 3,000이래"


나레이션(Narration)ㅡ


회사원들은 출퇴근할 때마다 엘리베이터를 탄다.

같은 건물, 같은 공간이지만 각자의 버튼부터 다르다.

나는 지하로 내려가고,

그들은 30층이상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보통 회사의 층 구조는 이렇다.

높은 직급과 핵심 부서는 위층에, 파견직이나 청소, 용역, 수행기사는

아래층에 자리 잡는다. 그 구조만 봐도 이 회사가 어떤 질서를 따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어쩌면 영화 ‘기생충’의 기업 편을 현실에서 보는 것 같달까.

지하에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나뉘는

방식으로.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저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까?” 대기업 임원들 말이다.


법인카드로 써는 스테이크, 회사가 제공한 5성급 호텔 ,골프장 이용권. 어깨너머로 들려오는

한마디 “이 정도는 이번 실적이면 충분하죠.”그 순간, 나와 그들 사이의 거리가

운전대 대신 계산기를 쥔 현실만큼 멀게 느껴진다.


전에 모셨던 사장님의 월급이 ‘2천만 원’이란 걸 들었을 때.

연봉이 아니고, 월급? 그걸 듣는 순간, 잠깐 숨 멎었다.

입 밖으로는 “아, 그렇군요” 했지만 속으로는 “우와,

~~…”


대한민국 대기업에서 임원이 될 확률은

1%도 안 된다고 한다.


그들은 좋은 학벌,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 끝까지 버티는 체력과 멘탈,

그리고 결정적으로 ‘운’까지 타고난 사람들이다.


이쯤 되면, 마치 세상에서 제일 싸움 잘하는 사람들이 다 모인 UFC 경기장에서 치열한

몸싸움과 기싸움을 다 이기고 끝내 챔피언벨트를 손에 넣은 사람들 같다.

정말 아무나 그 자리에 오를 수는 없는 거니까.


당연히 대우도 다르다 —

개인 전용 차량에 나 같은 수행기사가 붙고, 비서가 따라다니며, 법인카드는 기본,

실적에 따라 몇십억 단위 보너스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그런데, 재밌는 건 그 삶이 꼭 화려하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거다. 그들은

새벽 다섯 시에 나와 보통 밤 열 시쯤 하루 일과가 끝난다.. 골프도 접대,

회식도 업무 연장선. 회사의 얼굴이자, 책임자이자, 방패막인 것이다.


게다가 정규직도 아니다.

보통 1년 단위 계약직. ‘내가 이 자리에 내년에도

앉아 있을 수 있을까?’ 그 압박을 견디는 사람들이다.


물론 계약이 끝나면

기존 급여의 70% 정도가 마치 실업급여처럼 6개월 정도

보장되기도 하지만, 능력 있는 임원은 계약 끝나기도 전에 다른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는다.

하지만 그마저도 결국은 능력으로 증명해야 가능한 일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가까이서 본다.

매일 같이 보고, 같이 움직이고, 독립된 공간인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

차는 곧 그들의 작은 방이다.

밖에선 수많은 눈과 말들이 따라붙지만, 이 안은 달린 다기보다 잠시 멈추는 쪽에 가깝다.

그 임원에게 이 공간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것이다.

생각의 책장을 넘기는 시간,

무언가를 듣거나 말하지 않아도 되는 드문 장소.


차창 너머로 풍경이 지나가는 동안, 그는 아무 말 없이 밖을 본다.

그리고 나는 그 침묵이 얼마나 값진지 안다.

이동은 겉으로만 움직이는 것이고, 실은 그 안에서 쉼표 하나를 얻고 있는 것이다.


그 사람들은 드라마 속 주인공이 아닌 이 치열한 현실에서 정말로 ‘주인공이 된 사람들’이다.

누구보다 오래 버텨내고,

치열한 사다리를 하나씩 올라간 사람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자기 시간을 거의 다 내준 사람들.


그래서 존중하게 된다.

같은 남자로서, 사회에서 일하며 버티는 사람으로서.


그들을 부러워하기보단, 조금은 경외하는 마음이 앞선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내 삶의 주인공이 맞을까?”


지금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지만,

나는 조용히 위로 간다.

마음도, 생각도, 질문도, 비전도—

결국 전부, 내가 도착할 내일을 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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