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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희 Feb 27. 2023

나쁜 '부전자전(父傳子傳)'


만화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와는 반대로 유난히 내 아들은 만화책에 관심을 보였다. 

한자를 가르쳐주면 TV나 영화에서 흘러나오는 일본어에 더 관심을 보였다.

점점 커가면서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는데 바로 남편의 관심사와 내 아들의 관심사가 같았다.

식구들과 밥을 먹을 때면 아들과 남편만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음식을 먹는다. 그 모습을 보며 '부전자전(父傳子傳)'을 거론하곤 했었다. 자기와 같이 땀을 흘리는 아들을 보며 안쓰러워하면서도 그 모습 까지도 닮은 아들을 참 이뻐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최근 뉴스에 2023년 2월 25일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과거 아들의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본부장 지원 철회 의사를 밝혔다.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이 결정된 지 하루 만에 발표한 일이다. 

2018년 고등학생이었던 정 변호사의 아들이 동급생에게 폭력을 가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로부터 전학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 변호사는 학폭위 재심과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전학 처분에 불복하면서 대법원까지 소송을 이어갔지만 결국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 변호사 측에 패소 결정을 내린다.

아들의 학교 폭력에 아버지인 정 변호사가 깊게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아들의 서울대 입학하는 데 있어

내신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전학 처분이 내린 사실이 기재되면 서울대 입학이 힘들어지는 것을 알고

대학 입시 합격할 때까지 소송을 이어가면서 내신에 기재되지 않게 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전말은 정 변호사의 아들이 동급생 룸메이트에게 약 1년간 언어폭력을 해서 정 변호사 아들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전학 처분을 받았고 반성하는 기미가 없는 정 변호사 부부는 10시간의 교육판정을 받는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판결이라고 보도되고 있다.



뉴스를 접하는 내내 자녀의 모습으로 부모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 기분이 씁쓸했다.

정순신 변호사가 사회에서 성공한 고위 전문직에 있는 듯 보이지만 아들의 사건으로 그의 민낯이 보이는 듯하다. 

부모에게서 무엇을 보고 배웠기에 함께 지내는 동급생에게 언어폭력을 가했을까?

언어는 그 사람의 정신을 대변하는 척도이다. 세치도 되지 않은 혀로 사람을 충분히 죽일 수 있다고 했다.

요즘은 악플로도 사람을 자살로 몰아갈 수는 세상이다. 

돈과 명예가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부모가 살았던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대학 (大學) 제1장에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欲齊其家者, 先修其身, 欲修其身者, 先正其心”

(욕치기국자, 선제기가, 욕제기가자, 선수기신, 옥수기신자, 선정기심)


그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몸을 닦고, 그 몸을 닦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한다.라고 했다.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 집안을 가지런히 해야 한다. 

집안이 가지런하지 못한 사람이 어찌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을까? 절대 그렇게 될 수 없다.

집안을 잘 다스리고 싶은 사람은 자기의 몸과 마음부터 바르게 해야 한다. 

결국엔 자기 자신의 정신이 바른 사람이 바른 행동과 언행들이 밖으로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사건은 그냥 단순한 사건으로 넘기기에는 큰 사건으로 보인다.


심심치 않게 드라마, 영화의 소재로 부모의 삐뚤어진 사고 관념으로 자녀들을 망쳐놓는 이야기를 사용한다. 소설과 영화는 우리 일상에 있음 직한 일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흥미진진하고 여론을 만들어내기 충분하다.

자녀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했다. 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대손손 욕을 먹는 일이 되며 올가미가 될 수 있다. 삐뚤어진 자본주의 사상과 물질 만능주의로 뒤덮인 고위직의 사람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그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선한 사람은 복 받고 악한 사람은 반드시 벌 받는 그런 세상이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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