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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희 Feb 19. 2023

가스값 인상으로 평정심을 잃다.

1월에 사용한 가스료, 전기료 고지서 받기가 두렵다. 사용한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한데 왠지 내가 사용하지 않은 것까지 요금을 지불하는 기분이다.

예고를 했다면 받아들이는 마음이 조금은 여유가 있을 텐데 무작정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명령으로 이행하라고 하는 것 같아서 더 기분이 나쁘다.



《맹자(孟子)》양혜왕(梁惠王) 편 상(上)에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이라는 글이 나온다.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다'는 말로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어느 날 제(濟) 나라 선왕(宣王)이 정치에 대하여 물었다. 

맹자의 대답은 백성들이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지내면 왕도의 길은 자연히 열리게 된다고 대답해 준다.

“경제적으로 생활이 안정되지 않아도 항상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뜻있는 선비만 가능한 일입니다. 일반 백성에 이르러서는 경제적 안정이 없으면 항상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습니다. 

항상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면 방탕하고 편벽되며 부정하고 허황되어 이미 어찌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들이 죄를 범한 후에 법으로 그들을 처벌한다는 것은 곧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과 같습니다

(無恒産而有恒心者 唯士爲能 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 苟無恒心 放僻邪侈 無不爲已 及陷於罪然後 從而刑之 是罔民也). 

그리고는 이어서 “어떻게 어진 임금이 백성들을 그물질할 수 있습니까?” 하고 반문하였다.



맹자가 살았던 시대는 춘추전국시대이다. 그 시대엔 임금의 자리는 하늘이 내린 것이라는 생각이 통하던 시대였다. 백성을 하늘로 생각하고 그들에게 얼마만큼 안정된 생활을 제공하느냐 하는 것이 정치의 요체이며 백성들의 실생활을 돌보는 것이 임금의 도리라고 강조하던 시대이다. 

맹자의 이러한 생각은 민본 사상을 바탕으로 한 깊은 통찰력의 결과이며 그는 역성혁명도 가능하다고 주장한 학자이기도 했다.


지금 시대가 그때와는 다른 시대인 것은 맞지만 백성을 하늘로 생각하는 마음은 변치 않아야 된다. 

국민의 생활이 안정되어야 나라가 바로 서며 정치의 핵심은 민생안정이라고 본다. 

역사상 혁명의 주체는 중산층이었다. 오늘날에도 중산층의 생활이 무너지면 반드시 정권은 교체된다. 

정치론은 논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의 진리조차도 찾아볼 수 없는 요즘 정치형태에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먹고살아야 마음이 안정이 되고 생업에 종사할 수가 있다.

부부 생활도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 부부싸움이 거의 없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안정이 안 되면 사이가 좋던 부부관계도 틀어지기 쉽다. 집안이 안정되면 자녀들이 더 잘 큰다.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큰 기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면 그 집은 흔들리지 않는다.

정치를 하지 않는 나도 아는 이런 상식을 정치권이 모를 일을 없을 것이다. 개인의 사리사욕에 눈먼 자들은 반드시 심판이 있다. 

맹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만큼이나 치열한 요즘 시대이다. 지금 현시점의 왕도정치의 정답은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이다.

꽃피는 봄이 오고 있다. 예쁜 꽃이 만발하며 피듯이 우리의 삶에도 예쁜 꽃들처럼 예쁜 날들의 연속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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