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가 고전하는 이유

글쓰기 플랫폼 선두주자인 브런치는 왜 고전할까?

by 한주원

1.

나는 브런치 플랫폼을 사랑한다. 사진 위주의 플랫폼과는 달리, 또 일상의 글을 두서없이 쓰는 플랫폼과는 달리, 피드 중심의 플랫폼과는 달리, 알고리즘에 의해 혼을 쏙 빼놓는 무수한 플랫폼과는 달리, 또 광고가 여럿 붙는, 그래서 속수무책 광고에 노출되어야 하는 플랫폼들과는 달리. 확연한 차이가 있어서.



2.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브런치는 고전하고 있다. 자랑할 만한 사진을 내세우지 않아서, 피드 형태가 아니어서, 알고리즘을 내세우지 않아서, 광고가 없어서. 글쓰기 플랫폼의 선두주자인데도 말이다. 선두주자라면 응당 선점우위 효과로 인해 이득을 보기 마련인데 말이다. 심지어 '될까?'싶었던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가 브런치를 치고 앞서 가고 있다. (노출횟수만 봐도, 내가 얼마나 자연스레 해당 콘텐츠를 클릭했는가를 놓고 봤을때 그런 생각이 든다) 패스트 세컨드에게 속수무책 당한 것이다.



3.

그러나 브런치는 착하다. 착해도 너무 착하다. 착한 사람의 성공을 빌듯, 착한 플랫폼의 성공을 비는 것도 당연한 이치다. 브런치에는 고유의 색채를 유지하려는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욕심부리지 않고, 현란하지 않다. 자본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그렇기에 광고를 남용치 않으려하고, 그렇기에 작가를 위할 수 있다. 착한 원류, 그 시작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



4.

그래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적하는 제일 큰 브런치의 문제. 다른 거 다 좋은데, 딱 하나.

그건, 에세이 중심의 플랫폼이라는 점.


사람들은 유명인이거나, 유명하거나, 공감이 되는, 그래서 후킹의 한방이 있는 에세이 아니고서야 에세이를 돈주고 읽진 않는다. 특히 유명인들은 본인이 원고를 끼적이다가 출판사 끼고 세상에 내지, 브런치에다가 쓰지는 않을 것 같다. 브런치에서 유명해진 책들은 대부분 브런치의 상을 받은 책이라는 점을 보면, 그 말은 더 자명해 진다.


'돈이 되는 글'은 곧 '도움이 되는 글'이다. 그래서 브런치에서 메가급 인기를 구가하는 작가들을 가만보면, '글 잘쓰는 법을 설파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5.

그래서일까? 브런치가 '응원제도'의 실패를 딛고 '멤버십 작가'라는 제도를 내놓았다. 형식만 놓고 보면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와 '네이버 인플루언서' 방식을 차용하였다.



6.

나는 이 방법이, 에세이 위주의 현행 브런치 체제를 탈피하는 시발점이 될 것 같다. 잘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잘되지 않더라도 잘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7.

그리고 작가들은, 돈을 벌고 싶다면 본인이 글쓰던 방식을 바꿔야할 것이다. 돈이 될만한 글이 무엇일지, 내 이야기 중에 어떤 걸 팔 수 있을지.


8.

브런치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그를 위해서, 잠깐 딴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그동안 배달의민@, 요기@의 대항마로서 여러 지자체에 공공배달앱이 생겨났다 사라졌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이 만든 <땡겨요>도 착한 배달 플랫폼을 지향하며 분연히 일어났지만, 현재까지도 고전하고 있다. 실제 어플을 들어가보면 아쉬운 대목도 많다. 일단 업체도 많이 없을 뿐더러 UI/UX가 편하지 않다는 것, 서버 관리가 버거운지 버벅인다는 점. 등등등. 사용하기 불편한 점이 꽤나 많다.


이 이야기를 왜하냐고. 착한 배달어플이 망하는 이유를 말하고 싶어서. 그건, 너무 돈을 안벌려고 해서다. 돈을 벌어야 또 쓸 수가 있다. 돈을 벌지 못한다는 건 곧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하나 당부하고 싶은 것. 그건, 돈을 버시라는 얘기. 브런치가 돈을 많이 벌었음 좋겠단 얘기. 처음 시작의 마음은 잊지 않되, 돈은 많이 많이 벌 방법을 강구해 달라는 얘기. 브런치가 없다면, 일상을 쓰는 작가들에게 이토록 적합한 둥지도 없어지는 격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