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칸생각
미리 말해 두자면
나는 원래 이런 녀석이 아니다.
사람 손에서 먹이를 받아 먹는 일,
자주 하는 습관도 아니고
자랑할 만한 행동은 더더욱 아니다.
원래 갈매기는 바다에서 먹이를 찾는다.
물결을 읽고, 바람의 방향을 계산하며
스스로의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존재다.
오늘 내가 한 행동은
그 원칙에서 살짝 벗어난 일이다.
하지만 변명을 하나 하자면,
이 새우깡은 이미 익숙한 맛이었다.
낯설어서가 아니라
괜히 반가워서 내려온 것이다.
바다가 나를 키웠지만
세상은 가끔 다른 방식으로도 나를 부른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창피했다.
하늘에서 내려와
사람의 손을 바라보는 이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구경거리가 되었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그냥 간식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한 끼 식사가 아니라
하루의 틈에 끼어든 군것질쯤으로.
갈매기도 늘 성실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대신, 나는 값을 치렀다.
날개를 활짝 펴고
가장 갈매기다운 모습으로 인간에게 다가갔다.
인간에게는
여행의 즐거움과
“지금 이 장면을 기억하라”는
작은 선물을 남겼다.
그러니 오늘의 일을
너무 크게 보지 않았으면 한다.
방금의 행동과
이 짧은 만남으로
우리 서로에게
이미 충분하지 않은가.
이쯤이면
나의 변명도
조금은 이해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