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칸 생각
언니는 썰매 옆을 달린다.
동생이 얼음 위에서
다치지는 않을지,
너무 빠르지는 않은지,
재미있기는 한 건지.
언니의 동심은
그저 눈길로 지켜보는
모양을 하고 있다.
썰매에 앉은 아이는 다르다.
아무 생각이 없다.
미끄러진다는 사실 하나면 충분하다.
얼음이 차갑다는 것도,
속도가 조금 빠르다는 것도
모두 즐거움의 일부다.
아빠는 썰매를 끈다.
아이를 재미있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마음은 얼음판 위에 내려 놓인다.
아빠도 지금은
아이와 똑같이 신이 난 얼굴이다.
아이를 태우고 있는 건지,
자기 자신을 미끄러뜨리고 있는 건지
구분이 잘 안 된다.
이 장면에는
어른도, 아이도 없다.
모두가 잠깐
동심의 세계로 돌아온 시간이다.
얼음은 곧 녹을 것이고
썰매는 멈출 것이다.
하지만 이 날의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그렇게,
서로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었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