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be Happy

한 칸 생각

by 한칸생각

예산 삽교리에 작은 카페가 하나 있다.
이름이 조금 당돌하다.

Here, be Happy.

행복하라니.
명령 같기도 하고, 약속 같기도 한 문장이다.

예산에 혼자 계신 장모님을 찾아뵙고 식사를 하고 나면
우리는 늘 그곳으로 향했다.

의논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모이던
우리 가족의 작은 루틴이었다.

장모님은 항상 같은 자리에 앉으셨고
항상 같은 메뉴를 드셨다.

달콤한 캐러멜 마키아토.

커피를 좋아하셨다기보다
그 시간을 좋아하셨던 것 같다.

우리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아무 말이 없어도 어색하지 않던 시간.

카페 이름처럼
거기만 가면 더 행복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세월은
행복한 시간을 늘려 주기보다
함께할 기회를 조금씩 줄여 간다.

어느 날부터 장모님은
우리를 따라 나오긴 하셨지만 표정이 달라졌다.

처음엔 즐겁게 드시던 캐러멜 마키아토를
이제는 눈치를 보며 마지못해 드셨다.

우리를 위해 따라온다는 걸
우리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다.

그리고 어느 날,
커피잔을 잡은 손보다
의자에 앉아 있는 몸이 더 힘들어 보였다.

그날이
그 카페의 마지막 방문이 되었다.

며칠 뒤 장모님은
혼자 거동과 식사가 어려워져 요양원에 들어가셨다.

카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예쁜 간판도, 따뜻한 조명도, 창가 자리도 그대로.

하지만 이제 그곳은 장소가 아니라
추억이 되었다.

그래도 사라진 느낌은 들지 않는다.

카페에 앉아 계시던 장모님은
지금도 마음속 한 자리에 그대로 계신다.

마치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하루하루 재밌게 잘 살아라.
나를 보면 알지.
시간은 항상 내 편이 아니더라.”

그래서 우리는 안다.

행복은 오래 남는 감정이 아니라
함께했던 순간의 총합이라는 것을.

그 카페의 이름은 여전히 맞다.

행복은 거기에 있었고,
지금도 그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