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칸 생각
은평한옥마을 데크길 한쪽에
작고 정성스럽게 지어진 곤충호텔이 있다.
나무와 흙, 솔방울과 대나무가 층층이 채워져
멀리서 보면 작은 한옥 같다.
사람 눈에는 꽤 따뜻한 집이다.
일 년 가까이 그 길을 오가며
습관처럼 그곳을 들여다봤다.
계절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그 호텔에 머무는 곤충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처음엔 시기를 놓친 줄 알았다.
다음엔 운이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생각이 달라졌다.
아마도 곤충들에게는
편한 집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그곳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는 길목이다.
아이들이 멈춰 서서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고, 소리를 냈다.
우리는 “곤충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잘 지어진 구조보다
조용한 거리였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준 것은 집이 아니라
관찰당하는 장소였을지 모른다.
문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자주 상대의 입장을 생각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만 생각한다.
따뜻하다고 느끼는 온도,
편안하다고 여기는 모양,
안전하다고 믿는 기준은
언제나 인간의 감각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선의가 닿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조언하고
도움을 주고
길을 마련해 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길이
상대가 걷고 싶은 길이었는지는
자주 묻지 않는다.
비어 있는 작은 집 앞에서 깨닫는다.
배려는
잘 만들어 주는 일이 아니라
조금 물러나 주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