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칸 생각
자주 가는 카페가 하나 있다.
이름은 Fonte.
처음에는 그저 예쁜 이름이라고만 생각했다.
폰트(Font)처럼 글자체를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뜻이 있을까.
알고 보니
이탈리아어로 ‘샘’, ‘근원’, ‘출처’라는 뜻을 가진 말이었다.
어쩌면 이 이름은
이곳에 오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생각이 솟아나는 작은 샘이 되라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 뜻을
조용히 내 방식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여기는
나의 생각이 시작되는 근원, Fonte.
이 카페는
북한산이 보이는 조용한 동네에 있다.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계절이 천천히 지나가는 것이 보이고,
창가에 앉으면
도시의 소음 대신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흐르는 느낌이 든다.
오늘도
북한산과 실개천이 함께 보이는
조용한 창가 자리에 앉아
의식처럼
따뜻한 라떼 한 잔과
스콘 하나를 주문한다.
라떼 위에는
언제나 작은 하트 모양이 그려져 있다.
그 작은 하트 하나가
이상하게도
존중받고 대접받는 느낌을 준다.
이제는 서로 얼굴을 알아본다.
어느 날
커피를 내려 주시는 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항상 혼자 오세요?”
잠깐 웃음이 났다.
혹시 혼자 오는 나를 보며
어떤 사연이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나는
그냥 이렇게 대답했다.
“그냥요.”
상상으로 남겨 두는 편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사실 이유는 단순하다.
여기는
생각하고 쉬고 글을 쓰는
나만의 아지트이기 때문이다.
어젯밤
눈이 조금 내렸나 보다.
창밖의 북한산은
백발의 멋진 노신사처럼
고요하고 품위 있게 서 있다.
사람도 많지 않다.
마치 이 카페가
잠깐
나만의 공간이 된 것 같다.
나는 노트를 펼치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한칸 생각’을 채워 간다.
어쩌면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Fonte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생각이 다시 시작되는
조용한 근원 같은 공간.
오늘도
나는 그곳에 앉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