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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수수부꾸미와 배추전, 콧등치기 국수와 곤드레 밥

이한기의 음식이야기 - 강원도 정선의 <회동집>

by 이한기


(2016년 10월) 마지막 일요일 둘째와 정선 아리랑시장을 찾았다. 토요일인 줄 착각하고 주말 장 구경에 나섰는데 일요일이었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시장통에서 점심을 먹자고 찾아간 곳이 '회동집(033-562-2634)'.


'정선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라 점심 시간이 지난 오후 2시께에도 여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20분쯤 기다리니 자리가 났다. 그리고 주문. '면 마니아'인 아들을 위해 콧등치기 국수와 곤드레 밥, 모둠전 세트. 그리고나서 '모둠전을 포장해달라'고 했더니,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최소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단다. 헉~.


곤드레 밥과 모둠전 세트는 만족, 콧등치기 국수는 보통. 눈치를 살피다가 '수수부꾸미만 추가 주문이 되냐'고 묻자, 된단다. 그래서 수수부꾸미를 추가한 뒤 남은 음식을 싸달라고 해서 사실상 모둠전 세트를 포장한 셈이 됐다. 역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계산을 하면서 젊은 사장, 아니면 주인 아들쯤 되는 이에게 "수수부꾸미가 맛있다"고 말을 건넸더니,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다른 동네에선 그 맛이 안 날 거란다. 자기네는 국내산 수수를 쓰기 때문에 중국산 수수로 만든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인정할만한 맛이다.


'수수부꾸미'는 tvN <삼시세끼> 정선 편에서 봤던 음식이다. 회동집 설명에 따르면 '수숫가루를 익반죽하여 둥글납작하게 빚어 소를 넣고 지진 떡. 달지 않으면서 달콤한, 고소하지 않으면서 고소한, 은근한 매력이 있는 영양 간식'이란다. 그렇다면 '익반죽'은 뭐지? 사전을 찾아보니 '가루에 끓는 물을 쳐 가며 하는 반죽'이란다.


이 참에 '콧등치기 국수'도 좀더 정확히 알고 넘어가야겠다.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로, 면이 쫄깃쫄깃하고 탄력이 좋아 후루룩 빨아들이면 면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본래는 '메밀로 빚은 반죽을 칼국수처럼 눌러서 늘여 만든다'는 뜻에서 '느름국'이라 불렸으며, 어려웠던 시절에 너무 먹어서 꼴도 보기 싫다고 '꼴뚜국수'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이 외에 '깔뚝국시', 메밀로 만들었다고 해서 '메밀국수'라고도 불렸다."|<시사상식사전>


● 회동집_메뉴판


○ 모둠전 세트(메밀전병, 수수부꾸미, 녹두전, 배추전) 5000원

○ 메밀부침(메밀지짐) 2장 2000원

○ 메밀전병(메밀총떡) 2장 2000원

○ 수수부꾸미(제비치기, 수수노치) 2장 2000원

○ 녹두전(빈대떡) 1장 2000원

○ 곤드레 밥 5000원

○ 콧등치기 5000원

○ 메밀묵 말이 5000원

○ 만둣국 5000원

○ 올챙이국수 5000원




※ 이 글은 2016년 10월 강원도 정선의 <회동집>을 방문한 뒤 썼습니다. 지금은 가격이 달려졌을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수수부꾸미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수수부꾸미.
메밀전병(메밀총떡)
모둠전 세트(메밀전병, 수수부꾸미, 녹두전, 배추전).
곤드레 밥.
콧등치기 국수.
배추전.
녹두전(빈대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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