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대치킨' 전수자, 성북동 <치킨쌀롱>
엊그제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편성준, 윤혜자 부부가 사는 '성북동 소행성'에 대학 후배랑 같이 놀러갔다. 저녁 겸 반주를 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성북동 <치킨쌀롱>. 최근 소행성 부부가 즐겨찾는 곳이란다.
가는 길에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부암동의 유명한 치킨집(<계열사>) 사장님의 조카가 레시피를 전수받은 가게라는 것. 그 치킨집의 창업자였던 박선옥 사장은 SBS <생활의 달인>에서 10대 맛의 달인(치킨)으로도 선정된 분.
박선옥 사장은 2018년 부암동 치킨집을 판 뒤, 2020년 성북동에 조그만 치킨집을 열었다. 그게 바로 <치킨쌀롱>. 부암동 치킨집을 매매한 탓에 상표권 문제로 이전 상호를 쓸 수 없어 새로 이름을 붙였다고. 지금은 그 분의 처조카인 백승암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데, 그가 마지막 레시피 전수자란다.
입구에 들어서는데 낯익은 수료증이 눈에 띈다. <신한 SOHO사관학교> 9기. 내가 자영업 사장님들을 대상으로 글쓰기를 가르쳤던 프로그램이다. 얘기를 나눠보니, 내게 글쓰기를 배운 사장님이 운영하는 가게가 맞았다. 참, 세상이 좁다.
우리 일행은 바삭후라이드치킨, 골뱅이무침+면발 쫄깃 소면, 부산에서 온 오뎅탕, 고소한 닭모래집 튀김을 먹었다. 닭모래집 튀김은 사장님이 건네준 서비스 음식. 여긴 60계가 아닌 '50계 치킨'이다. 닭 50마리를 튀기고나면 새 기름으로 교체한다고.
나는 후라이드나 전기구이 통닭을 좋아한다. 프랜차이즈 치킨은 대개 양념 맛이 매우 강하고, 후라이드조차 튀김 옷이 너무 두껍다. 그런데 <치킨쌀롱>의 후라이드는 튀김 옷이 얇아 닭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내어준 양념 소스도 닭고기 맛을 느낄 수 있게끔 자극적이지 않았다.
후라이드 치킨과 함께 나온 감자튀김은 아주 두툼하게 썰어 튀긴 것이어서 속이 마치 군감자를 먹는 듯하다. 골뱅이 무침과 소면은 각각 따로 양념을 해서 내놓는다. 찬물에 여러번 행궈 쫄깃한 데다 양념을 해서 내놓아 마치 비빔국수 같다. 이렇게 내놓으니 시간이 지나도 소면이 달라붙어 떡지지 않는다. 감자튀김과 소면이 조연이 아니라 또다른 주연이다.
닭모래집 튀김은 지금까지 먹어본 '닭똥집 튀김'과는 차원이 달랐다. 후라이드 치킨보다 더 바삭했고, 씹는 식감이나 고소함이 시그니처 메뉴로도 손색이 없었다. 프랜차이즈 치킨에 입맛이 길들여졌다면 덜 자극적인 음식이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다 싶다. 나는 '단짠'에 승부를 걸지 않아 좋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다르게 받아들일 듯 하다.
다음에 가면 오징어 먹물 '검은 치킨'을 먹어봐야겠다. 주소는 성북구 혜화동 82-1. 서울과학고 맞은 편이란다. 월요일은 휴무. 성북동이나 혜화동에 갈 일이 있으면 한번 들러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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