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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기 Jan 21. 2024

강원국의 '인생 공부'는 '사람 공부'

신간 <강원국의 인생 공부>


"좋은 답변은 마음에서 우러난 경청에서 나온다."

 

똑같은 인터뷰이라고 해도, 인터뷰어에 따라 답변의 내용과 수준이 달라진다.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는 것만큼이나 제대로 듣는 태도가 뒷받침돼야 인터뷰이가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기자로서 항상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이다.


내가 존경하는 형님이자 나의 글쓰기 사표인 윤태영, 강원국, 백승권, 세 사람은 글쓰기 능력 이전에 '좋은 귀'를 갖고 있다. 강원국 선배와는 <오마이뉴스> 연재 글을 통해 호흡을 맞춰봤을 때나 일상적인 대화 자리에서도 항상 느꼈다. 참, 좋은 귀를 갖고 있는 사람이란 걸.


자기가 하고픈 얘기가 많을텐데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성심성의껏 듣고 그 속에서 '배운다'는 건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태도가 아니다.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그런 점에서 나는 글 재주에는 선천적인 요소가 있지만, 경청의 태도는 오롯이 후천적이라고 생각한다.


첫 책 <대통령의 글쓰기>부터 수십만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강원국은 <회장님의 글쓰기> <강원국의 글쓰기>를 쓰면서 '글쓰기 3부작'을 마무리했다. 본인의 글쓰기로 매듭을 지은 것이다. 물론 <강원국·백승권의 글쓰기 바이블>도 있지만, 이 책은 대담 형태라서 결이 다르다.


"글쓰기와 말하기는 동전의 양면 같아요." 글쓰기 책에서 말하기 책으로 주제를 바꾼 강원국은 인터뷰 때 내게 이같이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말하기에 대해 더 천착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지은 책이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이 즈음 그는 공중파 라디오 고정 패널과 진행자로도 활동했다. 최근까지도.


글쓰기와 말하기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펴낸 그의 갈증은 '공부'로 이어졌다. <강원국의 진짜 공부><강원국의 인생 공부>는 '글쓰기'와 '말하기'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생긴, 깊게 패인 웅덩이에 자연스럽게 샘 솟은 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좋은 글쓰기와 말하기는 넘쳐 흐를 때 자연스럽게 담는 것일텐데, 그렇게 담긴 물이 강원국의 공부 연작이 아닐까 싶다.


<강원국의 인생 공부>는 그가 귀 기울였을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가운데, 거르고 걸러서 압축한 열다섯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원국의 인생 공부'는 '강원국의 사람 공부'와 같은 뜻의 말이다. 그래서 저자 사인도 '이한기 님께 배웁니다'라고 돼 있다. 다음에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나한테 배운 게 무엇인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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