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된 노포... 2024년 2월 16일 을지로로 컴백
"강제철거 이후 타지를 떠돌던 44년 노포 '을지OB베어'가 2년 만에 을지로로 돌아왔다. 만선호프, 뮌헨호프 등 맥줏집이 몰려 있던 야장거리는 아니지만, 그 맞은편 블록에 문을 열고 어두운 골목길을 통창 너머로 환하게 밝혔다.
2대째 가업을 이으며 가게에서 생맥주를 내리던 강호신·최수영 부부는 '을지OB베어를 믿고 기다려 준 단골손님들을 생각해 무리하게 날짜를 당겨서 문을 열었다. 빨리 손님들을 만나 뵙고 싶었다'고 이날의 소회를 전했다."
오마이뉴스 후배 복건우 기자가 쓴 기사를 보고 '을지OB베어'의 을지로 귀환을 알았다(2월 16일 오픈). 어제 신입기자 3명을 포함한 오마이뉴스 후배들과 저녁을 같이 했다. 종로3가 <시민식당>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한잔 걸치고, <을지OB베어>로 발길을 향했다. 종3에서 을3이니 한 정거장, 걸어가기 딱 좋다.
귀환한 '을지OB베어'는 지하철 을지로3가역 9번과 10번 사이에 있다. 지상 1층과 지하가 연결된 복층이다. 지상 1·2층 복층보다 더 안정감 있고, 포근한 느낌이다. 인테리어나 실내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다르다. 규모도 무척 커졌다. 다양한 안주도 젊은층 입맛에 맞춘 듯하다. 나중에 계산해보니 가격은 혜자. 젊은층 손님들도 많다.
가게 내부와 안주 등이 다 바뀌었는데도 반가운 마음이 더 큰 건 무슨 까닭일까. 1980년 창업 때부터 썼던 간판 'OB베어'를 소중하게 모셔와 가장 좋은 자리에 걸어놓은 것도 그렇고, 주인장의 손님 맞는 태도도 변함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가게의 정체성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무엇보다 사람이었다. 주인이나 손님이나.
오래 전 을지로 처음 그 자리에 있을 때부터 난 을지OB베어 팬이었다. 내가 프로야구 두산(OB)베이스를 원년 어린이회원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좋아했던 것도 한몫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난 사장님께 한마디 툭 던졌다. "누님, 저 알아보시겠어요?" 그러자 내 어깨를 툭 치더니 답했다. "아니, 왜 그래. 한두 번 본 것도 아니고... 그런데, 2년만에 온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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