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맛집|가성비 극강 신촌 <배프로갈비>
"못 오실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부터 예약 취소 전화가 잇달아서 전화 벨이 울리면 또 예약 취소일까봐 하루종일 긴장했어요."
잘 아는 후배인 사장이 연신 고맙다며 인사를 한다. <김영철의 동네한바퀴>에 나오기 전부터 가성비 극강의 돼지갈비집으로 소문난 신촌의 <배프로갈비>. 어제 이른 저녁을 먹으러 이 집을 찾아갔다.
내가 밥을 사겠다며 잡았던 후배들과의 오래 전 약속이었다. 그런데 주말에 일일 확진자 수가 300명대를 넘어 400명대 가까이 치솟아 약속을 취소/연기해야 하는지 여러 번 망설였다. 모임에 참석할 후배들에게도 카톡으로 의견을 물었다.
개인적으로는 2단계 유지(조심하면서 모임을 한다)냐, 3단계 격상(모임을 취소/연기한다)이냐의 갈림길 같은 판단의 기로였다. 속으로는 여러 차례 모임을 취소했다가 다시 진행하기를 반복했다.
'아주 조심하면서 저녁식사를 굵고 짧게 하자'는 결론이 났다. 그리고 이른 저녁 가게 문을 여는 시간에 도착했다. "못 오실 줄 알았는데 와 주셔서 정말 고맙다"는 사장의 목소리에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묻어 있었다.
몇 년 터를 잘 닦아서 인기있는 가게가 되자, 건물 주인이 매매를 하겠다며 나가달라고 해서 몇 달째 골머리를 앓던 와중에 전광훈 발 8·15 코로나 확산세까지 겹쳐 죽을 맛인 처지였다. 사장 얼굴을 보니, 여러 차례 망설였지만 그냥 약속을 진행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은경 본부장님 말씀대로 '집콕'이 최선의 예방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셧다운이 아닌 상황에서 모두가 다 집콕을 한다면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 걱정 또한 만만치 않은 무게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조심, 또 조심하면서 만나자는 것이었다.
내가 사기로 한 저녁자리였는데, 후배가 기습적으로 미리 계산을 했다. 괜히 선배랍시고, 밥 사겠다고 생색만 낸 꼴이어서 무안하고 미안했다. 잠시 후, 다시 가게로 들어가서 10만원을 선결제했다. 나중에 이 후배들과 다시 오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