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전동의 <마담타이 Madam THai>
삼전동의 <마담타이 Madam THai>. 굳이 설명하자면, 태국요리 전문점이다. 왜 '굳이'라는 표현을 썼냐면 오너셰프인 백지원 대표께서는 태국요리에 베이스를 뒀지만 식재료의 차이도 있고 요리법이 온전히 태국식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퓨전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엊그제 저녁 한국수 서초점 대표인 김인숙 누님의 초대로 <마담타이>에서 다양한 태국식 요리를 맛봤다. 먹어본 음식의 이름이 '마담' 돌림이다. 마담커리, 마담똠얌꿍, 마담국수(매운맛), 마담쏨땀에 디저트 마담브라우니까지... 거기에 파인애플 볶음밥과 코코넛강황밥까지.
"완전한(온전한) 태국 음식이라고 하기는 어려워요. 우선 현지의 식재료와 똑같을 수가 없잖아요. 여행과 음식을 좋아해 동남아 등 여러나라를 다녔는데, (자의 요리법은) 딱 어느 하나가 아니라 그런 여러가지가 뒤섞인 거겠죠. 그래서 그냥 음식 이름 앞에 ('백지원 표'라는 의미로) 마담OO, 마담OOO, 이렇게 붙인 거예요. 헷갈리지 말라고..."
'마담 표' 요리가 궁금할까봐 마담 백 대표께서 먼저 설명을 해주셨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해외여행이 몇 개월째 불가능했고, 언제 정상화될 지도 감감무소식이다. 그런 탓에 여행 즐거움의 절반을 차지하는 현지 음식 맛을 본다는 건, 여행을 못 가는 헛헛함을 달래기 아주 좋은 치료약이다.
<마담타이>는 지난해 7월 오픈했는데도 단기간에 블루리본을 받았다. 점심 때도 문을 열고, 가까운 곳에는 국수류 등 몇 가지 음식은 배달도 된단다. 이 곳이 궁금한 분을 위해 <머니S>에 소개된 기사를 덧붙인다.
삼전동 '마담타이'는 백지원 세계요리연구가가 다양한 문화권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선보이는 '마담'(Madame), 백지원식 국수와 요리를 파는 곳이다.
이곳의 요리를 굳이 상호처럼 태국 요리로 명명하지 않는 이유도 기술적인 정답을 쫓기보다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결합된 동양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이를 결합해 음식이라는 매개체로 풀어내는 과정의 즐거움을 담았기 때문.
대표적인 것이 이곳의 '똠얌꿍'이다. 이제는 태국 음식점에 가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메뉴지만 백지원 연구가가 똠얌꿍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국내에서는 이 음식이 매우 생소한 무렵이던 무려 20여 년 전이었다. 태국 여행길에 올랐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 몸을 따뜻하게 해줄 뜨거운 국물 요리가 절실하던 찰나, 얼큰해 보이는 빨간 국물의 똠얌꿍을 운명처럼 맞이했다.
백지원 연구가는 똠얌꿍에 대한 첫 이미지를 '발칙한 맛'으로 표현했다. 매우면서도 얼큰하고, 시큼한 그 맛은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으며 이 발칙한 똠얌꿍의 맛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녀의 컨디션을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보약 수프가 되었다.
마담타이의 똠얌꿍은 이러한 요리사의 유별난 편애가 듬뿍 담긴 메뉴인 만큼 식재료에서부터 향신료, 레시피 하나하나에 섬세한 맛의 디테일이 묻어난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과 맛의 밸런스다.
또한 현지의 음식을 그대로 옮겨서 표현해내기 보다 똠얌꿍이 지닌 본연의 맛에 한국인들이 유독 매력을 느끼는 특징을 극대화해 마담타이만의 똠얌꿍을 만들어 냈다.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마담고기국수'는 중국의 고추 소스와 태국의 향을 결합해 맛을 냈다.
향신료 전문가의 손을 거친 만큼 특색있는 두 향미의 절묘한 조화가 느껴진다. 이는 모든 문화권에 확장성을 둔 마담타이의 방향성을 알 수 있는 맛이다.
맛있게 먹는 팁을 전수하자면 자작하게 국물을 머금은 쌀면과 아삭한 숙주, 야들한 고기, 그리고 기호에 따라 고수를 함께 싸서 먹는 것을 추천하는데 우삼겹과 등심 부위를 사용한 고기의 양이 워낙 넉넉한지라 면을 다 먹을 때까지 아낌없는 고기쌈 면치기가 가능하다.
국수는 기호에 따라 매운맛과 보통맛으로 선택지를 두었다. '마담국수'는 육즙을 가득 머금은 아롱사태의 즐거운 식감과 담백한 국물을 맛볼 수 있는 메뉴다.
코로나 19가 많은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마담타이 역시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음식들을 배달, 포장식으로도 출시했으며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들을 구상 중이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후 변화된 외식 업계 전체의 풍경이기도 하다.
누구나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지금, 언제나 기꺼이 대접할 수 있고, 누구라도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그저 소박하고 즐거운 이야깃거리를 나누는 것이 버킷리스트라 말하는 '마담'의 국수 한 그릇이 많은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Mone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