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소되거나 축적되는 정신 에너지
1차 과정은 발생한 욕구를 억압하지 않고 즉시 해소하는 것이고, 2차 과정은 지연하여 안전하게 해소하는 것이다. 2차 과정은 안전하게 해소되지만, 그 과정에서 에너지의 방출과 해소가 지연되면서 스트레스와 갈등이 축적된다.
어떤 에너지가 발생할 때, 즉시 실행 가능하다면 즉시 해소하거나 그 에너지를 경험하면 축적되지 않고 흐르게 된다. 하지만 당장 실행할 수 없다면, 다른 방식이나 과정을 통해 전환되어야 하기에 에너지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당장 실행이 가능하지 않은 것 중에서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은 것은 회피나 억압을 통해 제거하려고 시도를 하고, 사회적으로 용인되어 있더라도 불편감이 있거나 여건상 시기를 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에너지의 처리를 지연하거나 억압하게 된다. 억압이나 억제는 모두 에너지의 축적으로 임계점에 가까워질수록 긴장이 강해지고, 임계점을 넘어서면 순간적으로 역전되거나 방출하게 된다.
심리작용은 이런 에너지가 모여 발생하기 때문에 위기를 경험하면서도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드러나거나 작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되어 있다가 한꺼번에 나타나기 때문에 왜곡되거나 변형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의 에너지 흐름은 4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 정신 에너지가 어떤 내용이나 형태와 상관없이 발생하면 이 에너지는 해소되어야 한다. 이 에너지가 해소되지 않으면 축적될 수밖에 없다. 특히 현대 사회는 거의 모든 에너지가 즉각적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에 있어 발생하는 모든 에너지는 인지적으로 즉시 해소된 것으로 보여도 어떤 형태로든 지연되고 축적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소변이 마려워 즉시 화장실로 가서 소변을 봤다고 할지라도, 이 과정에서 신체에 소변 신호가 오고화장실에 가는 동안 지연된 것이 된다. 화장실이라는 허용된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소변은 억압되고 지연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때로는 긍정적이고 사회적으로 용인된 에너지라고 할지라도 즉시 실행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으며, 즉시 실행하는 것은 다른 것을 고려하지 못하여 위험을 수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