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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한구 Dec 10. 2021

09. 마음을 풀어주는 심리마사지

상담,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상담, 사랑하는 방법 배우기


심리상담은
상담자나 내담자 모두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심리상담은 힘들고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를 돕는 일이지만, 실제로는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상담자 자신을 돕는 일이기도 하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생각이나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하지만, 사랑은 처음에 가졌던 호기심이나 설레는 상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질투와 분노, 그리고 집착과 같은 부정적이라고 알려진 마음도 사랑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희생적인 아가페의 사랑을 최고의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사랑은 개념적으로 구분하거나분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랑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이라는 말에 담긴 빛과 그림자와 같은 것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과 그에 따른 책임의 부분이 동시에 있다는 것이다. 


상담자와 내담자 모두 사랑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곧 심리상담이다.



사랑하기 위해 해야 할 것은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의 경험을 통해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서는 하나님이 사람을 사랑한 것처럼 자신을 사랑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사랑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고 한다. 사랑은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토대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상담은 사랑에 굶주리고 결핍된 사람에게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자신의 경험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상담사는 직업적 의미를 넘어서서 누구나 다른 사람과 관계를 통해 상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상담자가 된다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나눌 수 있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는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점에서 사람은 누구나 다 상담자가 될 자격이 있다. 아니 상담사가 되어야 한다. 자신과 가족, 그리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일이다. 일상의 상담은 특별한 교육이나 자격증의 유무와 관계없이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직업적으로 상담사의 전문성과 내담자의 복지와 안전을 위해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받는 것은 중요하며, 특히 전문상담사는 이런 부분에서 더 엄격하게 기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잘 들어주고 말 잘하는 것을 넘어서 전문훈련을 받아 내담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는데 안정적인 작용을 하도록 하는 것도 사랑의 마음을 잘 드러내는 것이다. 



상담에 대해서 모두가 상담을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종종 상담 관련 몇 권의 도서나 인터넷 자료나 정보를 통해 얻은 지식으로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종종 방송에 나오는 전문가의 작은 몸짓이 마치 상담의 전부인 것처럼 신봉하는 것을 보면서 아찔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방송은 지극히 일부분만 보여주며, 방송의 특성상 자극적인 부분이 집중되면서 모두에게 적용하기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상담사가 되기 위한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진정한 전문성은 상담자의 경험과 전문성의 제약을 벗어나 편하게 적용될 때 잘 나타난다.



영화 기생충에서 기정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지식으로 아이의 문제를 언급 <기생충 스틸컷>



상담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상담에 대한 혼란이 생겼다는 상담입문자의 고백은 이를 잘 보여준다. 발이 많이 달린 지네가 열심히 걸어가는 것을 지켜보던 개미가 지네에게 감탄하며 말했다. ‘발이 많은데도 어떻게 발도 안 꼬이고 잘 걸어가네. 멋지고 훌륭해’라는 감탄을 들은 지네는 이 말을 듣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에 생각이 미치게 되었고, 그때부터는 발이 꼬여서 걸을 수가 없었다는 것은 이런 상황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개미가 저런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지네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겠지만 일상에서 잘하던 것도 무엇인가 집착하기 시작하면 어려워지고 복잡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상담을 시작하면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하게 된다. 상담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 상담을 시작하기보다는 소질이 있거나, 자신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담의 입문과 성장 과정에서 사람들은 두려움과 갈등을 경험하게 되어있다. 이런 과정은 자신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찾기 위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 과정을 통해 상담자와 내담자가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다. 자신의 세계와 경험에 갇히면 전문가가 아니라 경험 안에 머무르게 되어 그것을 모두에게 적용하는 과잉 일반화의 위험성에 빠질 수 있다. 상담은 복불복의 점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상담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나 상담자는 성장에 대한 도전과 모험에 대한 초청장을 받은 사람이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당당하게 맞서고 나서야 한다. 대부분 상처가 있고 힘든 일이 있으면 자신의 동굴로 들어가 입구를 막아버리고 사는 경우가 많다.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심리적 공간에 자신을 가둔 사람들은 실제로 더 힘들고 아픈 경우가 많다.


  

임재범의 '비상'


임재범의 노래 ‘비상’은 상담자의 성장에 대한 과정과 고뇌를 볼 수 있는 가사가 있다. 상담자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성장 과정에서 경험하는 일들이겠지만, 상담자는 개인의 성장을 넘어 누군가와 함께 하는 운명공동체에 속하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누구나 혼돈 속에서 방황할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을 이기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나 사회에 잘 적응하고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고 자신을 잃고 세상에 무조건 맞춰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과 세상의 경계를 잘 이해하고 자신을 지킬 힘을 갖는 것이 삶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순간이 있지
그렇지만 나는 제자리로 오지 못했어
되돌아 나오는 길을 모르니

너무 많은 생각과 너무 많은 걱정에 온통 내 자신을 가둬두었지
이젠 이런 내모습 나조차 불안해보여
어디부터 시작할지 몰라서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줘야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날고 싶어

- 임재범 노래 ‘비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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