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어쩜 그대로니?"
"어제 봤다 또 만난 것 같다!"
20년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가장 멀리 사는 친구가 잠시 들어오면서 부랴부랴 시간을 맞췄습니다. 몇 달 전부터 이야기가 있었지만 5년, 8년, 10여 년을 훌쩍 건너 넷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오랜만입니다.
임용고사 합격하고 인천에 발령받으니 교회가 큰일이었습니다. 여러 곳 추천받아 한 달 넘게 알아보았지만, 300명 남짓 동네 교회에서 21년을 보낸 제게 큰 교회는 어려웠습니다. 그때 학습부진학생 지도 업무 하다 만난 선생님이 "우리 교회 가까운데 같이 갈래요?" 그렇게 청년부 동기들과 같은 공간에서 세월의 켜를 나누었습니다.
"아 그때 말이야~"
"내가 진짜 그랬어?"
이상합니다. ㄱ이 고장난 보일러 봐 주러 동생이랑 찾아온 한겨울 밤, 많이 아파 교회 못 간 다음날 ㄴ이 흰죽 끓여 ㄷ이 배달해 준 아침은 또렷한데 친구들이 들려 주는 저는 낯설고 새롭습니다. 잊고 있던 20대 후반을 기억했다 선물처럼 되돌려 준, 쑥스러움 많은 제게 여러 명이 함께 하는 즐거움을 일깨우던 그들.
작년에 『비슷한 것은 가짜다』 개정판 읽다 그때 그 친구들이 어른어른 찾아왔습니다. 달빛 아래 운종가에서 노닐던 옛사람과 2000년대 초중반 연희동 큰길, 골목길 누비던 우리. 부모로 직장인으로 하루하루 바쁘지만 함께 걷던 기억들이 우리 안에 있어 기쁩니다. 다음에 봐도 어제 만난 듯 반가운 친구들이겠습니다.
* 지기지우(知己之友) : 나의 속마음과 가치를 알아 주는 참된 친구. 줄여서 지기(知己)라고도 합니다.
2021년 1월 18일에 옮겨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