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줌으로 가까운 선생님들을 뵈었습니다. 선배 선생님 말씀이 오래 남아 모임 후기에 쓰고 휴대폰 메모장에도 옮겼습니다. 먼저 한문선생님이 된 사람으로서 빚진 자의 마음 갖고 한자나 한문을 매개로 해서 세상을 밝게 바라볼 수 있는 활동, 한자, 한문이 세상에 도움이 된다는 걸 일깨우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말씀. 제 꿈이기도 했기에 더 자세히 읽고 새겼습니다.
한문 관련 책을 오래 읽으니 좋은 책, 잘 만든 책 찾는 나름의 관점이 생겼습니다. 작가와 출판사를 먼저 보고 오탈자와 사진, 도판도 세밀하게 살핍니다. 한자, 한문, 동양고전 관련 책을 꾸준히 내는 곳은 더 유심히 봅니다. 쓰고 편집하고 널리 알리는 분들 덕분에 깊이 있는 책을 읽습니다. 고등학생 때 남포문고와 문우당서점에 한문 책이 많지 않던 걸 생각하면 꿈만 같습니다.
긴 휴직과 복직을 지나면서 한문교사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삶을 생각합니다. 수업 잘하는 평교사를 꿈꾸기에 "선생님 덕분에 한문이 좋아졌어요!" 들으면 힘이 납니다. 눈 맑은 아이들, 저를 아는 분들이 한문을 즐겁고 따뜻한 무언가로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알아가는 한자, 한문으로 그 길에 작으나마 도움 되고 싶습니다.
아껴 읽는 책이 있습니다. 고2 봄에 용돈 털어 산 『학문 어떻게 할 것인가? - 인문과학 편』. 한문학과 관련 자료가 많지 않을 때 <한문학의 현황과 전망> 읽으면서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할지 그림을 그렸습니다. 가끔 오랜 책을 열어보며 마음의 소리를 듣습니다. 행간에 묻은 반짝이는 시간, 푸르고 맑은 꿈을 돌아보면 드문 길이 더 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