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

by 스마일한문샘

평소 술을 즐겨 마셨는데

벼슬하고부터 술을 끊고 말씀하셨다.

"마시면 과음하기 쉽고, 과음하면 반드시 일을 망친다."

- 이광규(李光葵), <선고부군유사(先考府君遺事)>

嘗善飮酒, 及從宦, 節飮曰, 飮易過, 過必誤事.

상선음주, 급종환, 절음왈, 음이과, 과필오사.


* 『청장관전서』(한국고전번역원)를 참고하여 다시 번역했습니다.


아들이 기억하는 이덕무의 모습입니다. 담배는 안 피웠지만 술은 종종 마셨던, 그러나 벼슬하면서 좋아하는 술을 단번에 끊은 아버지. 그러면서 말합니다. '딱 한 잔'이 두 잔 세 잔 된다. 많이 마시면 실수하기 쉽다. 그러니 나부터 조심하고 또 조심하겠다. 무서운 절제력입니다.


윤행임의 <아정유고 서문> 중 "무관과 함께 술 마시고 문장을 논평했다[飮懋官酒論文章]" 보면 이덕무는 술을 완전히 끊었다기보다 때에 맞게 조절한 듯합니다. 무관은 이덕무의 자입니다. 마음 맞는 동료와 늦은 밤 일 마치고 소나무 아래 앉아 한 잔. 그 정도의 여유는 즐겼겠지만, 얼마나 자주 스스로를 다잡았을까요.

스마트폰과 너무 친해졌습니다. 눈 뜰 때 성경보다 휴대폰 먼저 열고, 뭐가 그리 중요한지 틈틈이 봅니다. 3G폰으로 바꾸기 어려우니 아껴 써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 재우고 '5분만 더' '10분만 더' 하다 한두 시간 훌쩍 넘기면 한없이 부끄럽고 막막합니다. 이런저런 방법으로 브레이크 걸어도 작심삼일.

이번엔 좀 더 잘하자는 마음으로 한참 전에 본 글을 다시 읽고 새깁니다. "마시면 과음하기 쉽고, 과음하면 반드시 일을 망친다." 이덕무가 술을 절제했듯 저도 스마트폰을 줄이겠습니다.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자녀에게도 좋은 본이 되도록 조심조심 쓰겠습니다. 폰보다 책, 책보다 사람을 아끼겠습니다.

사진은 한국고전종합db( http://db.itkc.or.kr )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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