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 : 인생은 알 수 없는 것

by 스마일한문샘

계획대로 안 되었지만 나중에 더 좋았던 일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갈 때 듣도 보도 못한 곳에 배정받고 2월 내내 멍했습니다. 초록 건물에 시금치색 교복, 걷기엔 멀고 버스 노선도 어정쩡한 학교. 그러나 평생 은사님과 멋진 친구들 만나고 한문 공부에 뜻을 두면서 고맙고 선물 같은 자리가 되었답니다. 본관 옥상에서 바라보던 바다와 <그 사이> 닮은 어스름 풍경은 보너스.


6년 전 이맘때 막내가 찾아왔습니다. 딸 둘이면 딱인데 웬 셋째? 어떻게 키울까 막막할 때 셋째클럽 가입 환영한다는 선배 선생님 말씀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임신 내내 편두통과 감기에 시달렸지만, 태어나던 날은 병원 간 지 한 시간만에 쑤욱 나왔답니다. 꼬맹이는 잘 먹고 잘 자며 순둥순둥 자랐습니다. 훌쩍 커가는 세 자매가 하루하루 다를 때마다 저도 엄마 미소 씨익!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습니다. 변방 노인의 말 한 마리에 좋고 나쁜 일이 엇갈리듯 인생은 알 수 없는 것. 3년 전 육아휴직 중 "교육과정 바뀌면서 내년에 한문수업이 없어 학교를 옮기셔야 합니다." 두번째 TO감* 생각이 복잡다단하던 11월, 아침에 큐티*하다 공책에 썼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우리 가족에게 어떤 인생 퍼즐을 갖고 계신지 나는 모른다. 하루하루 주 안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다행히 원래 학교만큼은 아니지만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문과 자리가 있었습니다. 버스 한 번 타면 되는 학교에 발령받으면서 이사 안 가도 되고 복직 전 염려했던 여러 일도 잘 풀렸습니다. 가끔 제 맘 같지 않은 일을 만날 때마다 뜻밖의 학교와 늦둥이 막내, 두번째 복직을 생각합니다. '이번엔 또 어떻게 풀릴까?'


* TO감 : 정원 감축. 학교에서 학급 수가 줄어들거나 교육과정이 바뀌어 특정 과목 교사 수를 줄여야 할 때 쓰는 말입니다. TO는 table of organization의 줄임말로 '인원 편성표'라는 뜻입니다.


* 큐티 : QT. Quiet Time. 성경 중 일부분을 조용히 묵상하며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경건의 시간'으로 번역합니다.


* 새옹지마의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유안(劉安)의 『회남자(淮南子)』 <인간훈(人間訓)>에 있습니다.


"무릇 화와 복이 바뀌어 서로 일어나니 그 변화는 짐작하기 어렵다. 변방 가까운 곳 사람으로 점 잘 치는 자가 있었는데, 그 집 말이 이유 없이 도망쳐 오랑캐 땅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모두 위로하자 그 집 아버지가 말하였다. “이 일이 어찌 복이 되지 않겠소?" 몇 달 지나 그 말이 오랑캐 땅 준마를 데리고 돌아왔다. 이웃들이 모두 축하했으나 아버지는 말하였다. "이 일이 어찌 화가 되지 않겠소?"


집에 좋은 말이 늘자 그 아들이 말타기를 좋아하다 말에서 떨어져 넓적다리뼈가 부러졌다. 주민들은 모두 안쓰러워했으나 아버지는 말하였다. "이 일이 어찌 복이 되지 않겠소?" 일 년 후 오랑캐가 변방으로 대거 쳐들어오자 젊은이들이 활을 당겨 전장에서 싸웠다. 변방 부근 사람들은 열에 아홉이 죽었으나, 노인의 아들은 절름발이였기에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생명을 보전하였다. 그러므로 복이 화가 되고 화가 복이 되기도 하는데, 그 변화는 무궁무진하고 심오한 도리는 예측하기 어렵다."

마음 어려울 때 하늘을 봅니다. 그러다 보면 평온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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