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과 홍대용

by 스마일한문샘

"하늘을 나는 개가 뭔지 아세요?"

"솔개"

"네. 솔개라고 그러시더군요. <솔개> 함께, 경쾌하게, 아시는 분은 함께 불렀으면 합니다."

1994년 1월 28일, 열린음악회 첫 지방공연. 시간이 흘러흘러 자료 검색하다 우연히 그 방송을 찾았습니다. '이때 무려 김광석 라이브를 보았구나......'


다시 보니 KBS 부산홀이 눈과 귀에 선합니다. 하모니카 소리, <나의 노래>, 조금은 수줍은 듯한 멘트와 공연장을 가득 채운 <솔개>. 그날 이후 라디오에 <나의 노래> 나오면 아껴 듣고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는 풍경처럼 그립니다. 가끔 <솔개> 듣고 싶으면 그날 영상을 돌려 봅니다. 어쩌면 <나의 노래>보다 처연하고 노래하는 이를 닮은 <솔개>.


담헌 홍대용은 학자이면서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습니다. 박지원의 <하야연기(夏夜讌記)>*에는 홍대용이 슬(瑟 : 25줄 현악기)을, 성대중의 <기유춘오악회(記留春塢樂會)>**에는 가야금을 연주했다는 글이 있습니다. 북경 천주당에 갔을 때 즉석에서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했고, 양금(洋琴)을 조율하여 우리 음악에 맞는 연주법을 유행시키기도 했습니다.


사람은 가도 음악은 남습니다. 홍대용의 공연 영상은 없지만 그를 아끼던 벗들의 글 읽으며 오래 전 맑은 선율을 상상해 봅니다. 박지원은 홍대용이 처음 양금을 연주한 시간이 1772년 6월 18일 유시(酉時 : 오후 5~7시)라 기록했고, 성대중은 <기유춘오악회>를 홍대용이 세상을 떠난 다음 해(1784년)에 지었다고 합니다.


* <하야연기(夏夜讌記)> : 여름 밤 음악회 이야기.

** <기유춘오악회(記留春塢樂會)> : 유춘오에서 열린 음악회에 대한 기록. 유춘오는 '봄을 머무르게 하는 언덕'이란 뜻으로 서울 남산 기슭 영희전(永禧殿) 북쪽에 있던 홍대용의 집입니다.


1994년 1월 27~28일 하나수첩입니다.

* 그날 공연 영상입니다.

(1994.1.28 녹화, 1994.2.13 방영)

김광석 출연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8~24:04 <나의 노래>

24:05~24:53 인사, 멘트

24:54~28:00 <솔개>

28:00~28:26 마침인사, 이상우 소개


* 마지막에 모든 출연자들이 관객들과 <아침이슬> 합창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1:26:05~1:27:55)

https://youtu.be/_Xpc-Qkg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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