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교무부장

by 스마일한문샘

"선생님께서 교무부장을 맡으셨으면 좋겠어요."
새 학교 발령 다음 날 뜻밖의 말씀! 신설교 특성상 저연차 선생님들이 많고, 부장 할 만한 사람 중에선 유일하게 교무부와 본교무실을 경험해서 거절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경력 있으신 선생님 다섯 분이 교무, 연구, 학생, 교육과정, 학년부장을 나누어 맡으셨습니다. 퇴근길에 으슬으슬하다 사흘을 앓았습니다.

그래도 일해야 하니 2월 12일 하루 쉬고 13일부터 주말 빼고 계속 출근했습니다. 새학기 워크샵 준비, 기간제 선생님 채용, 입학식 준비 등등 여러 일이 넘쳤습니다. 본교무실 전화가 개통되면서 전입학 문의가 많아 선생님 네 분이 매일 100통 가까이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19일에 학교 홈페이지 열리고 "공지사항 보세요." 안내드리면 되어 조금 나아졌지만, 실무사님 발령 전이라 교무부 선생님들께서 전입학 문의 및 접수받느라 애쓰셨습니다.

새학기 워크샵 첫날, 마이크 없이 전체 진행과 교무기획부 연수를 담당했습니다. 선생님들께 안내하고 협의할 일이 많아 1시간 가까이 서서 말하려니 왜 그리 얼굴이 발개지던지요. 그래도 부서 연수 끝나니 한결 마음이 놓이고, 학교 가는 발걸음이 늘면서 안 보이던 것들이 보입니다. 교감선생님과 인근 학교 교무부장님께서 주신 자료, 전임교 자료를 같이 보고 분석하며 우리 학교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아갑니다.

"일경일사 부장일지(一經一事 不長一智)." 낯선 일 배우는 내내 여덟 글자가 맴돌았습니다.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는다는, 오래 전 『명심보감』에서 읽은 그 말씀. 새 학교에서 생각지 못한 길을 걷지만 학교의 체계를 잡으면서 선생님들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학교가 안정되도록 업무, 심리, 정서를 지원하는 사람이기를, 이 모든 일에 첫마음을 더하기를 바랍니다.

입학식 계획안 쓰다 학교가 정전되어 카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202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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