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이맘때 큰아이 학교 발표회날. 옆반 <독립군가> 안무에 울컥해 아이들 재우고 음원 찾아보니 크라잉넛이 2005년에 불렀습니다. <미스터 션샤인>이 의병 이야기라면 <독립군가>는 극중 마지막 고애신(김태리)의 "굿바이 미스터 션샤인 독립된 조국에서 씨유 어게인" 그 시대 노래입니다. TV가 없어 방송은 못 봤지만 드라마 말미에 살짝 나왔다면 또 다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005년 '광복 60년 독립군가 다시 부르기' 음반이 나온 적이 있다. 신세대 취향에 맞춰 대중가수와 록 밴드가 재해석한 독립군가들과 국군 군악대 버전이 함께 실린 독특한 두 장짜리 음반이다."(김건수, 부산일보 2018.10.4) 늦은 밤 노래 듣다 제대로 뭉클했습니다. <독립군가>와 <미스터 션샤인>, 은근히 닮았습니다. '재해석' 세 글자에 이렇게 설레다니! 마지막 회 의병 사진처럼 그때 그 사람들이 걷는 듯, 보이는 듯합니다.
법고창신(法古創新). 18세기 선비 박지원의 말씀입니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걸 창조하니, 옛것을 익혀 새 것을 안다는 『논어』의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이겠습니다. "'온고이지신' 이 옛것을 알아야 새로운 것에 대한 분별력이 생긴다는 앎의 문제라면 법고창신은 옛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실천의 문제다."(정옥자, 중앙일보 1999.12.6)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합니다. 낯선 말과 급변하는 흐름에 가끔 마음 바쁩니다. 그런 날 숨고르고 옛글 읽다 보면 '그때'와 '지금'이 맞닿을 때가 있습니다. "새 기술이 나올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응 능력과 혁신 능력이다. 앞으로 인문학이란 구식 학문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주경철, 중앙일보 2017.4.24) 가까운 곳에 파랑새가 있듯, 또 다른 시대를 찰방찰방 건너는 힘도 그러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