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한 줄의 아름다움

by 스마일한문샘

"모모는 철부지 / 모모는 무지개 /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계바늘이다" 20대 초부터 <스물하나의 비망록>과 함께 아껴 듣는 <모모>. 얼마 전 『모모는 철부지』 읽다 처음 가사가 지금과 달라 놀랐습니다. '말라비틀어진 눈물방울'과 '생을 쫓아가는 시계바늘' 사이에 얼마나 깊고 넓은 화학작용이 있었을까요. 바뀐 한 줄 덕분에 <모모>는 더 밝아졌고, 맑은 슬픔을 다정하게 담아낸 명곡이 되었습니다.


어린 날 가도의 '퇴고'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당나라 시인 가도(賈島 779~843)가 길 가다 좋은 시가 떠올랐는데, 마지막 구절을 "스님이 달빛 아래 문을 민다[推]? 두드린다[敲]?" 고민고민하다 "여봐라! 왜 길을 막느냐?" 지나가던 고관의 행차를 미처 못 본 가도가 왜 그랬는지 자세히 말하니 "'두드리다'가 낫겠군요."


마지막 줄은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이 되었고, 도움말 준 한유(韓愈 768~824)와 가도는 나이와 신분을 뛰어넘어 글벗으로 지냈다고 합니다. 나이가 더 들어서 알았습니다. 가도는 여러 번 과거에 떨어지고 스님이 되었으며 한유는 어린 날 어머니, 세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형님과 형수님 아래서 자랐다는 걸. 가도의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수업하다 풀었습니다. 한유가 가도의 그 한 줄을 귀기울여 듣고 다듬으면서 두 사람의 시도 삶도 달라졌다고.


오랜 시와 노래를 지은 사람, 부른 사람, 다듬은 사람을 생각합니다. '퇴고(推敲)' 두 글자에 어린 따뜻함과 아름다움을 돌아봅니다.


* 퇴고(推敲) : 글 쓸 때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치고 다듬는 일. 가도와 한유 이야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입니다. 가도는 한유의 권유로 스님 일을 그만두고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하여 중국 역사에 길이 남을 시인이 되었습니다.

<모모> 악보 첫부분입니다. 박철홍 작사, 작곡, 김만준 노래.
가도와 한유의 초상화입니다. 한유가 11살 연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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